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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공·수에서 개빈 럭스(신시내티 레즈)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일단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는 럭스의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겨울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던 다저스는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정도로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토브리그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오프시즌이 시작된 직후에는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을 비롯해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를 영입, 블레이크 트레이넨과는 재계약까지 맺으며 전력을 다져나갔다.
하지만 다저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MVP' 무키 베츠와 개빈 럭스, 토미 에드먼,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야 보강을 희망했고, 미국 복수 언론들을 통해 김하성과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물론 당시에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있었던 상황. 베츠를 유격수, 에드먼을 중견수로 기용하고, 수비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김하성과 연결이 될 만했다.
그러나 김하성과 다저스의 연결고리는 며칠 지나지 않아 끊어졌다. 다저스가 에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기 때문. 따라서 다저스는 내·외야의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그런데 지난 4일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다저스가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을 영입한 것. 계약 규모는 3+2년 2200만 달러(약 322억원)으로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3억원)을 보장, 옵션이 실행될 경우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9억원)가 추가되는 계약이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들은 김혜성이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1루에 프레디 프리먼, 2루 개빈 럭스, 유격수 무키 베츠, 3루 맥스 먼시까지 주전들이 모두 꾸려진 상황이었던 까닭. 급기야 일부 언론에서는 다저스 내야진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서 트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오히려 "트레이드는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입장이 바뀌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지난 4일 김혜성을 영입한 다저스는 사흘 만이었던 7일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순식간에 김혜성의 경쟁자가 한 명 줄어든 것. 브랜드 곰스 단장은 김혜성이 어프로치를 비롯한 몇몇 요소에서 수정을 거치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김혜성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미국 현지 언론의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럭스가 트레이드되기 전보다 김혜성이 2루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지만, 빅리그 수준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편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가장 큰 문제는 김혜성의 방망이가 메이저리그 투구에 어떻게 맞설 수 있느냐다. 2022-2024시즌 타율 0.326, 출루율 0.384를 기록했고, 어느 시즌에도 wRC+이 118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김혜성은 파워를 발휘한 적이 없다"고 짚었다.
이어 "2024년 가장 많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순장타율은 0.132로 리그 평균에 못 미쳤다. 따라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이 되기 위한 파워를 갖추지 못했다는 우려는 당연하다. 그의 전 동료인 김하성을 보라. 김하성은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30개의 홈런을 쳐냈다. KBO리그에서는 위협적인 파워를 보유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온 뒤 김하성은 소프트 히팅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LA 타임스'도 김혜성이 럭스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팬그래프'가 올해 김혜성의 성적을 예상했는데, 94경기에 출전해 9홈런 39타점 43득점 7도루 타율 0.217 OPS 0.62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4에 불과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데뷔했을 때보다 조금 더 나은 성적이다. 반대로 럭스의 경우 112경기에서 12홈런 52타점 56득점 8도루 타율 0.256 OPS 0.732, WAR 1.3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일본 '풀카운트'도 주목했다. '풀카운트'는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 중 상당수는 한국 시절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년 연속 50홈런을 친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에서 12홈런, 김하성은 30홈런을 쳤지만, 데뷔 첫 시즌 8홈런을 기록했다. 2023년 17홈런을 터뜨렸으나, 타율과 타점 모두 한국 시절과는 달랐던 것이 현실이다. 김혜성은 발이 빠른 교타자인데, 미국에서도 파워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며 "김혜성의 영입으로 트레이드가 된 럭스의 2024년 WAR은 1.5였다"고 김혜성이 럭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뚜겅을 열어봐야 한다. 예상은 예상일 뿐이기 때문.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저스의 주전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럭스가 생각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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