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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10홈런, 6연속 홈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1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오타니는 이례적으로 야외 배팅 케이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미친듯한 괴력쇼를 선보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물론 전 세계 야구계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현실로 만들어낸 오타니는 세 번째이자 내셔널리그에서 첫 번째 MVP를 다시 한번 만장일치로 장식했다. 게다가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즈상과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행크 애런상까지 손에 넣는 등 겨우내 그야말로 트로피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비시즌을 계획대로 보내지 못했다. 이유는 부상 때문.
2023년 시즌 중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오타니는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에서는 도루를 하던 중 왼팔로 땅을 짚었던 것이 화근이 돼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오타니는 큰 부상이 아닌 것처럼 월드시리즈를 끝까지 소화했지만,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로 인해 오타니는 팔꿈치 재활을 멈추고 왼쪽 어깨를 회복하는데 집중해야만 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오타니의 올 시즌 '이도류' 복귀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오타니는 최고 구속을 150km 가까이 끌어올린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불펜 피칭조차 소화하지 못했다. 타자를 세워 둔 상황에서 라이브피칭 또는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진행하고 마운드로 복귀할 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도쿄시리즈 등판을 다시 한번 닫았다.
그래도 오타니의 재활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타니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캐치볼을 소화, 처음으로 오타니는 캐치볼 과정에서 스위퍼를 던지며 감각을 체크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서 건재함을 뽐냈다.
서울시리즈에서도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그라운드에서 타격 연습을 진행하지 않았던 오타니는 이날 이례적으로 방망이를 들고 카멜백랜치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타격 순번이 오기 전까지 김혜성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은 오타니는 타석에 들어선 뒤 '괴물'로 변신했다.
이날 오타니는 총 18번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이 중에서 무려 10개가 담장 밖으로 향했다. 더욱 압권이었던 것은 6개의 타구를 연속해서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귀한 장면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오타니가 이례적으로 그라운드에서 타격 훈련을 위해 등장했을 때에도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는데, 괴력쇼를 직접 지켜본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홈런쇼가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이 모두 종료된 후 가장 늦게 취재진과 마주한 오타니는 "오늘 추웠지만, 어느 정도 출력을 바탕으로 강한 공을 던졌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불펜 피칭은 이번주에 들어갈 것 같다. 주말 정도가 될 수 있다. 세게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마운드를 이용해서 던지는 느낌은 들 것 같다. 변화구는 다른 구종은 지금까지도 던졌으나, 스위퍼는 오늘 처음 던졌다. 불펜에서 어느 정도 던지느냐에 따라 완성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투수로서 훈련을 돌아봤다.
그리고 곧바로 오타니에게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이 뒤따랐다. 여기서 오타니는 왼쪽 어깨에 대한 물음에 "완전히 위화감이 없는 상태는 아니지만 조금 있으면 좋아질 것이다. 당분간은 위화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도 방망이는 잘 휘두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왼쪽 어깨의) 가동 영역. 그건 어쩔 수가 없다. 팔꿈치 때도 그랬지만, 어깨는 더욱 복잡한 구조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왼쪽 어깨에 아직도 불편함 또는 불안함이 남아 있는 상황. 특히 부상을 당하기 전처럼 시원하게 배트를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18번의 스윙을 통해 무려 10개의 홈런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오타니는 추가적으로 타격에 대한 질문에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배팅에 대해서는 당초부터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 스케줄대로 잘 이어지고 있다"며 "보통 밖에서 프리 배팅을 하진 않지만, 캠프 중에는 몇 번 들어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순조롭다. 타구도 좋은 각도로 올라가는 타구는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휘두르는 궤도와 타구의 각도가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조금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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