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정원 기자] "김연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죠."
'배구여제' 김연경의 은퇴를 바라보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과 절친 양효진의 마음은 어떨까.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라고 선언했다. 흥국생명 관계자 역시 "고심 끝에 이야기를 나눴으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내려오는 게 맞다고 봤던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은퇴 이야기가 오갔던 김연경인데, 그럴 때마다 늘 '한 시즌 더'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마음을 굳혔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오는 5월 KYK 인비테이셔널 2025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때 은퇴식도 연다.
김연경은 V-리그 최고의 선수다. 올 시즌 제외, 최근 네 시즌 가운데 세 시즌 MVP를 수상했다. 2020-2021시즌 30경기 648점 공격 성공률 45.92% 리시브 효율 34.60%, 2022-2023시즌 34경기 669점 공격 성공률 45.76% 리시브 효율 46.80%, 2023-2024시즌 36경기 775점 공격 성공률 45.98% 리시브 효율 42.46%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28경기 521점 공격 성공률 45.36% 리시브 효율 42.34% 중인데 통산 7번째 정규리그 MVP 등극이 유력하다.
늘 상대 팀으로서는 막기 힘든 존재다. 30대 중반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의 기량을 자랑한다. 외국인 선수 이상의 활약을 펼치니, 상대 팀으로서는 아시아쿼터&외국인 선수에 김연경까지 사실상 외인 3명을 막아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V-리그 흥행의 핵심인 김연경이 떠난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클 터. 당장 김연경이 없는 내년 시즌부터 V-리그 인기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14일 페퍼저축은행과 경기가 열리는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났던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오늘(14일) 아침에 기사를 봤다. 항상 은퇴 이야기는 있었다. 김연경이 있으면 경기를 풀어가는 게 어렵다. 하지만 인기도를 생각했을 때 김연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1~2년은 더 할 수 있는 기량인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간다고 하니 아쉽다"라고 말했다.
매 시즌 우승 경쟁을 펼치는 흥국생명의 주축 선수지만, 라이벌 관계를 떠나 한국 배구 현재 상황을 봤을 때 김연경이 조금 더 뛰었으면 한 강성형 감독의 진심이었다.
절친 양효진의 생각은 어떨까. 김연경과 양효진은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으로 지내왔다.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함께 썼다. 또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에 20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주는 데 큰 힘을 더했던 두 선수다. 양효진은 김연경의 은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양효진은 "언니가 이제서야 이야기를 했지만, 예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고 신중하게 결정을 한 후에 말을 한 것 같다"라며 "언니가 정말 많이 고생했다. 사실 은퇴를 해도 어색한 나이가 아니다. 나 역시 언니 옆에서 많은 걸 배웠다. 지금도 이 기량을 유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김연경이 떠나면 한국 배구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거라는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많다. 이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국제 대회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존재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양효진은 "언니가 대표팀에서 은퇴할 때도 협회에서는 더 해주길 바랐다"라며 "누구 하나 잘해서가 아니고,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흥행,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성을 다 같이 설정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 선수들, 그리고 배구 미래를 바라보는 꿈나무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원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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