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는 80개 할 걸요?”
KIA 타이거즈 김도영(22)의 운동능력은 현역 KBO리거 탑 오브 탑이다. 원래 운동능력이 미친 수준이었다. 그런데 나성범(36)과 구단의 도움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능숙해지면서 더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돌도 씹어 먹을 20대 초반이다.
박찬호(30)는 비활동기간에 녹화한 KIA 출신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김도영이 마음먹고 뛰면 80도루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이범호 감독이 2024시즌 도중 김도영이 마음먹으면 5~60도루를 할 수 있다고 했던 얘기도 기억난다.
현재 국내에 도루를 잘 한다고 알려진 선수 일부는, 알고 보면 투수와 포수의 타이밍을 잘 뺏고, 경기흐름을 읽고 파악하는 리드&리액트 능력이 매우 빼어난 케이스다. 슬라이딩 기술이 좋아 연간 몇 개의 도루를 추가하는 선수들도 있다. 물론 이들도 기본적으로 발이 빠르긴 해도 전부 엄청나게 빠른 건 아니다.
반면 김도영은 정말 빠르다. 타격 후 1루까지 약 4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그야말로 동물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육상을 해도 잘했을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 놀라운 건 원 히트 투 베이스다. 단타에 1루에서 3루, 2루에서 홈으로 파고드는 스피드도 리그 최강이란 평가를 받는다. 볼 카운트에 따라 자동 스타트가 가능하면 깊숙한 단타에 홈까지 파고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몇 차례 보여줬다.
실제 김도영의 주루를 보면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되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여유 있는 세이프다. 지난 시즌 도루를 44차례 시도, 실패는 단 4차례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4차례 중 좌투수일 때 두 차례였다. 또한, 지난 시즌 주루사는 단 5개, 확률은 고작 2.0%였다. 반면 추가진루율은 무려 30.5%.
이런 사실들을 볼 때 박찬호의 말도, 이범호 감독의 말도 이해가 된다. 단, 두 사람의 말을 실전서 확인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에게 도루를 권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도영의 뒤에 강타자가 줄줄이 있는데, 굳이 체력소모가 크고 부상 위험이 있는 도루를 지시하기보다 4~5번타자에게 한 방을 기대하는 게 훨씬 안정적인 득점루트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작년 막판 40-40 도전 당시에도 도루 40개를 딱 채우자 도루 금지령을 내렸다. 김도영도 그 속뜻을 잘 안다. 경기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절대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선 절대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김도영이 빠르면 올 시즌, 아니면 가까운 미래에 30-30을 다시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즌 내내 도루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럴 이유가 없다. KIA와 KBO를 움직이는 선수다. 도루 하나 더 하다 다치면 포기해야 할 게 훨씬 많아진다. 대신 번뜩이는 주루, 폭발적인 스피드를 감상하는 재미를 누리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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