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이정원 기자] "팀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100경기도 문제없습니다."
지난 시즌 SSG 랜더스 불펜진에 큰 힘이 됐던 좌완 투수 한두솔은 2025시즌도 팀을 위해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그 누구보다 마운드에 서는 게 간절하다.
한두솔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 청소년 대표로 뽑힐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 진학 및 사회인 야구팀 생활을 했고, 2018년 KT 위즈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1군 무대는 밟지 못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군 문제를 해결한 후 2021년 6월 SSG 입단 테스트를 봤고, 통과했다. 테스트를 합격했다고 해서, 1군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니었다. 2022년 5월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해 시즌 8경기(5⅓이닝) 출전에 그쳤다. 2023시즌은 1경기(1이닝)가 끝이었다. 2군 생활이 계속 이어졌다.
그런 그에게 2024시즌은 운명의 한 해였다. '한두솔'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야구 팬들에게 제대로 알렸다. 69경기(59⅓이닝)에 나온 한두솔은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 5.01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노경은(77경기), 조병현(76경기)에 이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연봉도 3200만원에서 150% 인상된 8000만원을 받는다. 인생역전이다.
이제는 1군 붙박이 멤버가 된 한두솔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투수 MVP로 선정되며 다가오는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한두솔은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다. 절실하게 잘 준비했다. 구위와 구종에서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했다. 변화구로 초구 카운트를 잡는 것도 좋아졌다"라고 기대했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한두솔은 "미국 가기 전에 생각하고 온 것들을 다 하고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1차 캠프는 잘 마무리했다. 몸 상태도 너무 좋다"라며 "제구력이 1번이었다. 슬라이더를 뒷받침할 다른 구종 찾기를 연습했다. 작년에 송신영 코치님께서 체인지업을 알려주셨다. 경기 때 종종 던졌는데,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연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2024년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성공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2025년은 또 다른 시즌이다.
한두솔은 "2024시즌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올해가 너무 기대된다"라며 "물론 작년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모든 게 다 처음이었으니까, 작년에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면서 올해도 잘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모르는 건 계속 물어보려고 한다. 우리 팀에 있는 선배님들이 워낙 경험이 많다. 작년에 풀타임을 뛰었다고 하더라도 계속 말하지만 부족한 점이 분명 있지 않겠나. 감독님, 코치님, 형들에게 어떻게 해야 풀타임 2년차를 잘 보낼 수 있는지 계속 물어볼 것이다. 아마 나의 숙제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69경기 등판. 많이 나왔다. 팀 내에서도 3위일 정도로 등판이 잦았지만, 리그 전체로 따져도 공동 11위에 해당될 정도로 팀이 필요할 때마다 나갔다.
한두솔은 "나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 경기에 나가는 게 좋다. 많이 나간다는 건 팀이 그만큼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선수로서는 그게 최고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그 기회에 맞게 던져야 되는 게 선수의 책임이다. 100경기도 문제없다"라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상황 상황에 맞게 내 투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작년에는 긴장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긴장했다. 또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아야 할 때는 빨리 잡아야 한다. 또 타자들도 나에 대한 분석을 할 것이다. 나도 확실하게 준비를 해서 마운드에 올라갈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두솔은 이미 플로리다에서 최고 구속 148km를 찍었다. 예년에 비해 4~5km 정도 더 나오고 있다고. 오키나와에서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구속과 제구력을 가다듬으며 2025시즌을 준비한다는 마음. 한두솔의 2025년은 어떨까.
인천공항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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