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 관세 25% 예고한 트럼프…관세 부과 시 수익성 급감
내수 판매 줄곧 내리막…한국GM 철수 가능성 재점화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고율 관세를 자동차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한국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 물량 대부분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GM은 관세율이 높게 책정되면 GM 본사가 한국GM 생산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돌릴 수 있다며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은 미국 시장 수출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미국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이자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공장 이전 등을 검토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폴 제이콥슨 GM CFO는 지난달 29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단기적으로 GM은 많은 자본이나 공장 증설 없이도 관세 영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관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공장 추가 투자 등에서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GM은 이미 해외공장의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단기적으로는 큰 전략 수정 없이도 관세에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장 이전 등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GM이 한국사업장의 철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또다시 나오고 있다.
앞서 GM은 해외 생산기지에서 비용 증감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한국GM의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특히 한국GM은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는 점도 철수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한국GM은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1만8000대 정도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지난해 내수 판매량(2만4824대)과 비교해도 70% 정도에 그친다.
한국 GM의 내수 판매량은 2018년 이후 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2022년에는 3만대 수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한국GM의 내수 부진 여파는 일선 대리점에도 미쳤다. 2016년 304곳에 달했던 GM 판매 대리점은 지난해 119곳까지 줄었고, 올해 100곳 이하로 축소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예고한데 이어 대미 수출 1,2위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관세까지 예고하면서 무역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GM의 존립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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