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좌절하진 않을 것"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앞서 정우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우영은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정우영은 데뷔 첫 시즌부터 56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1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라는 훌륭한 성적을 통해 '신인왕' 타이틀을 확보했고, 이후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특히 2021시즌에는 70경기에 나서 7승 3패 2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22를 마크, 2022시즌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35홀드를 손에 쥐었다.
특히 정우영은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돼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는데, 그해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대회가 끝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여파 등으로 27경기 밖에 나서지 못하는 등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으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낸 것이다.
정우영은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받았는데, 이러한 평가와는 동떨어진 두 시즌을 보냈다. 이에 정우영은 문제점을 찾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야구 센터 트레드 어슬레틱스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우영은 '답'을 찾았다. 바로 좋았을 때의 '팔 각도'를 찾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자신감까지 되찾았다.
그런데 지난 8일 KT 위즈를 상대로 등판한 경기 결과는 그동안 정우영의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요니 치리노스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아 4회말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은 등판과 동시에 볼만 7개를 연거푸 던졌다. 그리고 문상철에 이어 김민혁에게도 볼넷을 내주더니, 황재균과 승부에서는 폭투까지 범했다. 이후 황재균을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한 숨을 돌렸으나, 배정대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낸 뒤 볼넷을 기록하면서 결국 이닝을 매듭짓지 못한 채 강판됐다. 최고 구속도 146km에 불과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이 10일 롯데전에 앞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우영이 과거의 폼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단 기간에 모든 것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령탑은 "(정)우영이는 늦췄다"고 말 문을 연 뒤 "미국에서 폼을 수정했는데, 그런 것들이 한 번에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사령탑은 "야구가 그렇게 쉽지 않다. 한 달을 해서 선수가 확 바뀔 수 없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최소 1년 이상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달을 해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한 달 만에 바뀌면 억만 천금을 벌지 않겠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내 것'이 있어야 한다. 본인 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손)아섭이가 성공한 이유는 본인의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한두 가지를 얻어 오는 것이다. 자기 걸 하고 부수적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신만의 것이 없이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준다면, 그에 맞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내 것이 확고하게 자리 잡힌 선수들이 가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립된 선수들.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맞지 않으면 또 다른 것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우영은 좋았을 때의 폼을 찾지 위해 노력 중이나, 그게 '자신의 것'으로 자리잡고, 몸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며, 어느 정도의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염경엽 감독은 "혼란스러울 순 있다"면서도 "분명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본인이 해놓은 것이 있기에 좌절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믿고 조금의 시간을 제공한다면, 정우영이 지난 8일의 부진을 극복하고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