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감독님이 기용해 주시는 포지션은 무조건 다 커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KT 위즈 내야수 윤준혁이 이강철의 남자로 거듭났다. 윤준혁은 이강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서 이강철 감독은 '내외야' 유틸리티 황재균을 1, 3루 백업을 고정시키며, 2루와 유격수 자리는 신인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당장 성적도 좋은데, 그러다 보면 1년 허송세월로 남긴 것 없이 지나간다"며 "백업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 팀들을 많이 봤는데,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어제부로 정리를 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유망주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같이 있으면서 못 해도 70~80게임 나가면 많이 도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동진과 함께 윤준혁을 언급했다.
윤준혁은 2000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2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타격이 일취월장했고, 이강철 감독의 눈에 띄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9월 훈련 도중 왼손 중지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부상을 털어낸 윤준혁은 스프링캠프에서도 맹활약했고, 우수타자로 꼽히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7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18일 시범경기가 취소된 뒤 윤준혁과 만날 수 있었다. KT 관계자는 윤준혁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귀띔했다. 윤준혁은 "호주에서 스케줄표를 봤는데, '스페셜 조'라고 되어 있더라. 올해 캠프 목표는 수비 쪽으로 많은 양을 가져가려 했다. 스페셜의 의미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오전에는 수비만 하는 조였다"고 했다.
주 포지션은 3루다. 하지만 출전과 수비력 향상을 위해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다는 후문. 윤준혁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펑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억지로 끌려 나와서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저희가 자발적으로 파이팅도 하면서 계속 도움 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물론 힘들긴 했지만, 힘든 것보다 저에게 정말 도움이 됐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특유의 붙임성으로 팀 선배인 허경민, 김상수는 물론 김재호 해설위원에게도 수비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윤준혁은 "다가가는 것은 제 성격인 것 같다. 좋은 것은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그냥 김재호 위원님 보여서 달려가서 여쭤봤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 들어 타격도 물이 올랐다. 퓨처스리그에서 63경기 타율 0.345 OPS 0.929로 펄펄 날았다. 비결을 묻자 "군대 가기 전에는 확신이 없었다"며 "(강)백호 형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 줬다. (강)백호 형이 '항상 의심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은 밀고 나가라'고 말해준 것이 기억난다.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제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정착하고 싶은 포지션은 어디일까. 윤준혁은 "(허)경민 선배는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말고 여러 개를 훈련을 해야 나중에 정착할 때도 정말 좋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감독님이 기용해 주시는 포지션은 무조건 다 커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항상 꿈꿔왔던 목표는 최소 50경기 출전이다. 올해 들어서는 조금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목표를 수치로 두지 않고 달려왔다. '내 것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하니까 결과도 잘 따라오는 것 같다. 올해도 똑같이 수치 없이 내 것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편 윤준혁은 현역병으로 군대를 다녀왔다. 그것도 철원 GOP에서 근무했다. 윤준혁은 "처음 들어갔을 때는 시키는 일 다 했다. 중대장님과 소대장님이 야구를 좋아하셨다. 상병 때부터 그물망도 설치를 해주시고, 공도 갖다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