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즈덤 걱정되는 것은 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이 걱정된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18일 시범경기 광주 SSG랜더스전이 강설취소 되자 “새로운 선수가 온 것이기 때문에, 걱정되는 것은 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의 수비력에는 합격점을 줬다. 실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위즈덤의 안정적인 수비력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외국인타자는 결국 타격으로 말해야 한다.
특히 위즈덤은 전형적인 공갈포 스타일. 일단 걸리면 넘어가는, 파워 하나만큼은 역대급이라는 게 내부의 평가.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통산 88홈런을 그냥 친 건 아니다. 그러나 제대로 걸리는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오키나와에서 2경기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국내 시범경기 7경기서 18타수 4안타 1홈런 3볼넷 3타점 2득점. 합계 9경기서 22타수 5안타 타율 0.227 1홈런 4볼넷 3타점 3득점 5삼진. 대신 안타 5개는 단 타 2개, 2루타 2개, 홈런 1개로 확실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위즈덤은 홍세완 타격코치와 전력분석팀 등의 도움으로 메이저리그 대비 KBO리그 투수들의 느린 공에 적응하고 있다. 히팅포인트가 좀 뒤로 와도, 워낙 힘이 좋으니 홈런과 장타를 쏟아낼 수 있다.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 게 관건이다.
자신의 타격 리듬과 타이밍을 개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전부 처음 보는 투수들이다. 이범호 감독은 “타자가 투수들의 어떤 공을 던지고 어떤 공을 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서지만, 결국 좋은 투수의 공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히팅포인트가 뒤로 오면 자연스럽게 공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유인구를 골라내면서 애버리지도 어느 정도 유지할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잘 맞는 타구가 홈런이 되는 비중도 높아진다. 반대의 경우 성급하게 방망이가 나가고, 애버리지도 떨어지고, 한 방은 당연히 안 나온다.
위즈덤과 많이 비교되는 맷 데이비슨(34, NC 다이노스)은 작년 시즌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결국 46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타율도 0.306으로 나쁘지 않았다. 최근 구단들은 리스크 있는 선택을 최소화하려고 거포보다 공수주를 갖춘 중거리 타자를 많이 영입했다. 그러나 KIA는 최형우, 나성범을 잇는 홈런타자를 어차피 육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위즈덤이 다음 세대가 나올 때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는 너무 좋다. 이범호 감독은 “잘 하기 위해 준비를 잘 하고 있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인 건 맞다. 일단 초반 1달간 어떻게 버텨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시즌이 개막하면 이범호 감독의 인내도 시작된다. 이제 KIA와 헤어진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3년 내내 슬로우 스타터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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