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힘 빠진 게 아니었다"
LG 트윈스의 2002년생 신세대 좌완 송승기가 인생투를 펼쳤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와 맞대결을 펼쳐 판정승을 거뒀다.
송승기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뒤늦게 터져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LG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 문동주는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속은 최고 150km/h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9.1%(65/94)로 훌륭했다. 구위와 제구의 조화로 단 1피안타 1볼넷으로 한화 타선을 막았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송승기는 "오늘 시합 들어가기 전에는 긴장이 됐다. 막상 야구장에 나오니까 긴장이 별로 안 되더라. 그래서 '아 오늘만큼은 내 공을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제 공을 던질 수 있었고,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투하던 도중 위기를 자초했다. 7회초 주자 없는 1사에서 송승기는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3구는 148km/h 패스트볼 파울. 4구 포크볼이 볼로 들어갔고, 이어 3구 연속 패스트볼이 빠지며 볼넷이 됐다. 노시환 타석에서 폭투까지 나오며 1사 2루에 몰렸다. 6회까지 투구 수는 70개였다. 충분히 힘이 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 송승기는 노시환과 채은성을 각각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송승기는 "(플로리얼이) 직구 타이밍이 계속 늦었다. 오늘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찍어 누르려고 했는데, 끝까지 잘 못 눌렀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힘이 빠진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악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고 재차 묻자 "아니다. 하이볼로 삼진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하이볼로 높게 갔다"고 답했다.
이날이 첫 1군 선발 등판이었다. 공교롭게도 배터리를 이룬 포수 이주헌도 2024년 9월 2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발로 출전했다. 2002년생 투수와 2003년생 포수 배터리가 한화라는 대어를 낚은 것.
송승기는 "어제 시합 끝나고 (이)주헌이가 '나 내일 스타팅이다. 한 번 해보자. 지금 공부 많이 하고 있다'고 하더라. 시합 전에 계속 이야기를 했다"며 "오늘 좋은 것부터 빨리 쓰고 나중에 감을 잡도록 하자고 했는데, 이야기한 대로 잘 돼서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문동주와 불꽃 튀는 투수전을 벌였다. 송승기는 "오늘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저도 잘 던져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승기의 선발 등판을 보러 가족이 총출동했다고 한다. 송승기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오시면 잘 못했다. 오실 때마다 잘 못해서 오늘도 설마 했는데, 다행히 잘 던졌다. 이제 그 징크스를 깬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에게 최소 한 달의 기회를 준다고 했다. 송승기는 "잘해서 한 달을 넘어 1년 내내로 가야 한다"며 패기를 보였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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