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가 심각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FA로 영입한 허경민, 신개념 4번 타자 김민혁은 펄펄 날고 있지만, 테이블세터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가 부진한 탓이다.
KT는 3월 8경기에서 4승 1무 3패를 기록, 4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챙겼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 발목을 잡았던 투수력은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KT의 평균자책점은 5.11로 리그 8위에 불과했다. 불펜 평균자책점(5.00)은 4위로 나쁘지 않았지만, 선발 평균자책점(5.23)이 9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팀 평균자책점(2.64) 2위, 선발(2.79) 3위, 불펜(2.36) 2위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타격이다. 팀 타율(0.243)이 6위, 득점(29개)은 7위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3.6점에 불과한 것. 25일 두산전 8득점을 제외한다면 경기당 평균 3.0점까지 내려간다. 리그 평균 득점은 4.9점으로 KT와 큰 차이를 보인다.
테이블세터진의 침묵이 뼈아프다. 1번 강백호가 타율 0.194, 2번 로하스가 0.111이다. 기대했던 홈런도 25일 강백호가 친 투런 포 하나뿐이다. 상위 타선 출루율은 0.299로 리그 7위다. 1위 삼성 라이온즈가 0.538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KT는 스프링캠프부터 1번 강백호, 2번 로하스의 테이블세터진을 가동한다고 천명했다. KBO에서 보기 드문 배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가장 강한 타자를 1, 2번에 배치한다. 당장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번과 2번을 오가며 경기에 출전한다.
시범경기에서는 남다른 화력을 과시했다. 강백호가 타율 0.400 OPS 1.083, 로하스가 타율 0.357 OPS 1.143의 성적을 남겼다. KT 또한 시범경기 6승 1패로 1위를 달렸다. 정규시즌에 돌입해서 둘의 타격감이 식었고, KT도 그 여파에 시달리는 것.
3번과 4번은 맹타를 휘둘러 더욱 비교가 된다. 이적생 허경민은 타율 0.371로 뜨겁다.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제외하면 전 경기 안타를 신고했다. '4번 타자' 김민혁은 타율 0.400으로 한술 더 뜬다. 김민혁은 개막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밥상이 차려지지 않아 각각 4타점과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장성우의 부진도 아쉽다. 장성우는 타율 0.107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100로 저조하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를 4번 타자로 기용한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부진이 계속되어 김민혁에게 자리를 내줬다.
저득점 경기가 이어지면 투수에게도 부담이 가중된다. 적은 점수 차로 필승조가 계속 등판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KT는 투수력이 좋은 만큼 매 경기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만큼 필승조의 등판도 잦다. 리그 초반인 지금은 체력적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후반기에 접어들었을 때 필승조의 구위가 떨어진다면 큰 문제가 된다.
물론 겨우 8경기가 지났을 뿐이다. 두 선수는 이미 '클래스'를 증명했다. 날이 풀리고 타격감이 올라온다면 금세 제 몫을 해줄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빨라져야 한다. 강백호와 로하스는 팀의 기둥이기 때문. 이제 KBO리그는 4월을 맞이한다. KT의 신개념 테이블세터진은 언제쯤 동반 폭발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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