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천안 이정원 기자] "직접 뛰지 않아도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
현대캐피탈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문성민은 지난달 20일 OK저축은행전에서 눈물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2010년부터 현대캐피탈에서만 뛰며 통산 381경기 4813점 공격 성공률 52.14%를 기록한 문성민은 챔프전 우승 2회(2016-2017, 2018-2019), 정규리그 MVP 2회(2015-2016, 2016-2017), 챔피언결정전 MVP 1회(2016-2017), 라운드 MVP 5회 등을 수상했다. 그의 등번호 15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남자부 국내 선수 최초 영구결번.
많은 팬들과 동료들의 응원 속에 은퇴식을 마무리했는데, 선수로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기는 했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현대캐피탈은 승점 88 30승 6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다. 물론 문성민은 "OK저축은행전이 선수로선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또 구단의 생각은 다를 수 있었다.
필립 블랑 감독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문성민에 대한 질문에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
블랑 감독은 "문성민은 챔프전과 같은 큰 경기에서 잘해줄 수 있는 경험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지금 몸 상태가 경기를 뛰기 어렵다. 로스터에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선수단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팀과 가까이 교류하고 동료로서 선수단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엔트리에 들지 못하지만, 우리는 늘 그와 함께 한다"라고 했다.
문성민을 챔프전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블랑 감독의 말처럼 문성민의 몸 상태는 좋지 않다. 특히 무릎. 지난달 21일 미디어데이 때도 한선수(대한항공)는 "성민이 안 좋다고 하면 진짜 안 좋은 건데"라고 아쉬워했으며, 팀 동료 황승빈도 "기량이 떨어져 은퇴를 하는 게 아니라 몸이 아파 배구를 하지 못해 은퇴를 하는 것이다. 안타까움이 크다. 그런데 훈련하면서도 무릎이 안 좋다는 걸 느낀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안타까움이 컸다. 대단하면서도 안쓰럽다"라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코트에는 없었지만 문성민은 코트 밖에서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응원했다. 또한 경기 전에는 커피차를 준비해 평일 저녁임에도 팀을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커피를 선물했다.
현대캐피탈은 홈에서 3-1 승리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73.6%(14/19) 우승 확률을 잡았고, 캡틴 허수봉은 "성민이 형이 은퇴를 했지만 코치님 역할로 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 들어가기 전에 '옛날에 많이 졌으니 이기러 가자'라고 말씀하셨다. 선수들도 거기에 힘을 얻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문성민을 코트에서 볼 수 없다. 하지만 문성민은 언제나 동료들 옆에서 힘이 되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대한항공을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현대캐피탈은 오는 3일 홈에서 2차전을 가진다.
천안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