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中 희토류 7종 수출 통제…스마트폰·전기차 등 필수 광물
전세계 생산량 中 69.2% 차지…韓 공급망 '빨간불'
통제 장기화 땐 반도체·배터리 '직격'
산업부 "6개월분 확보…민간 재고·대체재 확보 정밀 대응"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세계 1,2위 경제 대국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145% 관세폭탄에 중국이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수출통제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중국의 반발에 미국은 더 큰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만큼 우리나라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뉴욕타임즈(NYT)는 중국 정부가 자동차, 반도체, 미사일 등 첨단 제품에 쓰이는 희토류 원료와 자석의 수출을 중단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희토류는 대체 불가능한 전자·자기·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 원자재로 첨단기술 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부터 반도체 회로, 디스플레이 소재, 방산·항공기 부품까지 첨단 제조업 전반에 쓰인다. 중희토류는 제트 엔진, 레이저 장비, 자동차 전조등, 점화 플러그를 제조할 때 활용되는 화학물질에도 사용되며 인공지능(AI) 서버와 스마트폰 칩의 부품인 커패시터(축전기)의 핵심 재료다.
문제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필수적인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은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을 사실상 지탱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7일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9.2%가 중국이다. 중국이 수출 제한에 나서는 통제 대상에는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중희토류 및 희토류 자석 등이 포함됐다. 이들 품목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특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중국 당국이 수출 허가 시스템을 아직 구축하지 못해, 다수의 항구에서 자석 및 관련 광물 수출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헤셋 백악관 NEC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수출 중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신중히 검토하고 있고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민 중"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NYT는 희토류즌 전기차, 무기체계, 반도체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로 디트로이트 등 주요 산업 도시의 공장이 고성능 희토류 자석 재고를 소진할 경우 전기차와 전자기기 조립이 중단될 수 있다며 전 세계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산업계는 중국의 수출 통제가 미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희토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희토류 업체 'MP 머티리얼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리틴스키는 특히 군수업체에 대한 희토류 공급이 우려된다며 "드론과 로봇 공학은 전쟁의 '미래'로 여겨지는데, 지금 우리는 중요한 물질 공급을 위한 미래 공급망이 닫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출통제 조치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도 사정권에 포함됐다. 특히 희토류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마륨 코발트 영구자석 소재(60.3%)와 희토류 금속(80.0%)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었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모터 고성능 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희토류인 사마륨·디스프로슘 등이 필요한 만큼 희토류 공급이 장기간 제한되면 전기차 등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함량을 줄인 자석이나 전기모터를 개발하거나 희토류 광산 개발에 투자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기존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성재료 기술 내재화에 나선 상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연세대학교에 영구 자석 기술력 향상을 위한 자성재료 공동연구실을 설립했다. 비(非)희토류 자석을 개발하고 모터 구동 과정에서 남은 희토류를 재활용하는 기술 등을 만드는 게 이 연구소의 설립 목적이지만 신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희토류 공급이 장기간 제한되면 전기차 등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색 필터, 형광체 등으로 소량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양이 미미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터리·반도차 업계도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희토류는 전 세계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이다.
국내 산업계는 사정에 들어갔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의 영향이 당장 국내 산업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공공 비축 및 민간 재고, 대체재 등을 통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전기차용 영구자석 첨가제로 주로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형광체, 합금 첨가제 등에 사용되는 이트륨 등은 6개월분 이상의 공공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출 통제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결과, 공공 비축 및 민간 재고와 대체재 등은 확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가 파악한 희토류 공공 비축과 민간 재고는 최대 6개월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에도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이 협력해 면밀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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