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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춘천 김건호 기자] "개최 의지를 확실하게 말해 달라."
강원FC는 1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홈경기 개최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병지 대표이사, 정철한 부대표, 김태주 단장, 윤상진 홈경기사업팀장, 정의수 마케팅팀장, 양훈제 선수단지원팀장이 참석했다.
강원은 지난 시즌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9승 7무 12패 승점 64로 울산HD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창단 첫 아시아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ACLE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ACLE 경기를 개최할 홈 경기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ACLE 홈 경기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국제공항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강원은 춘천에서 ACLE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 지난 16일 춘천시와 실무 협의를 했다. 경기 개최 비용이나 가변석 해체 비용 등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했기 때문. 또한 AFC는 천연 잔디 구장 2면과 선수단 숙소로 사용 가능할 수 있는 5성급 호텔 등을 요건으로 내놨는데, 춘천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으나, 첫 만남은 각자의 의견을 전한 뒤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성명을 통해 "춘천시의 개최 의지에 대해 밝혀달라"라며 "만약 불가능하다면, 구단이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의사를 표명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병지 대표이사의 성명서 전문.
강원FC는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했다. 구단 최초로 ACLE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3월 13일 전북 현대가 ACL2에서 탈락해 강원이 ACLE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강원이 ACLE 플레이오프에 나설 경우 8월 12일 홈 경기, 리그 스테이지에 직행할 경우 9월 16일에 첫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강원의 리그 스테이지 직행은 광주FC가 ACLE 우승하지 못 하거나 ACL2 우승 팀이 서아시아에서 나올 경우 확정된다.
강원FC는 지난 2022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홈 경기 개최에 대해 강릉에서 K리그 10경기와 코리아컵을 개최하고 춘천에서는 K리그 9경기를 개최하기로 양 시와 협의했고 각각 협약을 맺었다.
강원은 역사상 첫 ACLE 진출이 본격화함에 따라 ACL 출전 규정을 점검했고 강릉, 춘천 모두 규정에 대한 미비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즉각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소통을 시작했고, 강원도에서 열리는 첫 ACL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호소하면서 최대한 개최 성사를 끌어내고자 했다.
구단은 우선 협약에 따라 강릉의 개최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강릉은 위치 규정 적정성 여부를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팀장에 문의한 결과 AFC 질의를 통해서 정확한 답변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하여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서 AFC의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수년간 해당 업무를 담당한 담당 팀장조차 개최 가능 여부를 확답할 수 없어서 AFC에 문의를 했다.
지난 2월 10일 AFC로부터 회의를 거친 후 회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2월 20일 AFC는 경기장과 국제 공항의 거리가 200km 반경이며 소요 시간 150분 이내 그리고 하루 최소 4편의 항공기가 이동하는 규정에 맞지 않아 강릉 홈경기 개최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강원은 통보를 받은 2월 20일 바로 해당 거리 소요 시간 규정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청주국제공항에 대해 재고해 줄 것을,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요청했다. 2월 28일 AFC는 교통 체증 없이도 청주 공항에서 강릉까지 150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아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청주 공항은 매우 제한적인 항공편만이 가능하고 대부분 저가 항공이라는 이유로 강릉 개최가 불가함을 알렸다. 이 모든 것을 한국프로축구연맹 해당 팀장과 함께 논의하고 협의했다.
이후 구단은 AFC로부터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부터 양양까지 전세기를 운항하면 가능한지에 대해 질의를 했고,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국내 모든 항공사의 전세기 운항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양양공항이 현재 운영되고 있지 않아 단 한 곳의 항공사로부터도 전세기 운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어떻게든 강릉 개최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추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이에 강원은 3월 15일 구단 이사회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해당 내용에 대해서 논의했다. 당시 이사회에서 모든 이사들이 차순위로 춘천의 개최 의사를 타진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강원은 3월 21일 공문을 보내 협약 당사자인 강릉시에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후 3월 28일 공문을 통해 춘천시에 강릉 개최가 어려워진 사실을 알리고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문의했다. 4월 2일 송암스포츠타운 종합경기장은 시설 여건상 ALCE 홈 경기 개최가 불가하다는 춘천시의 답변이 왔다.
4월 8일 '강원FC ACL 홈 경기 강원도에서 못 하나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강원은 4월 9일 ACLE 홈 경기장 시설 사용 가능 여부는 최종적으로 AFC에서 판단하고 있기에 '춘천시에서 개최 의사를 보여준다면 구단에서는 개최 가능 여부를 타진해 보고자 한다'라는 내용으로 다시 공문을 보냈다. 이후 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춘천시는 구단이 답변을 희망한 4월 11일까지 아무런 회신이 없었고, 4월 11일 돼서야 사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니 협의 의사를 회신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강원은 4월 15일 오전 춘천시 담당자에게 유선으로 4월 15일을 포함해 언제든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리하여 춘천시에서 정한 4월 16일에 구단과 춘천시의 회의가 이루어졌다. 회의에서 춘천시는 ACLE를 춘천에서 개최하게 되면 춘천시가 당초 계획한 시설 개선에 차질이 생기는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6월 13일에 K리그1 춘천 홈 경기가 마무리된다. ACLE 리그 스테이지에 집중하게 된다면 9월 16일까지 최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다. 강원은 해당 기간 동안 충분히 시설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춘천시는 올해 열리는 3경기에 대한 개최 분담금 지급에 대해서 난색을 표명했다. 춘천시는 ACL 홈 경기 개최 시 무슨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비록 경기장 내에 광고를 할 수 없지만 아시아 전역으로 중계가 송출되면서 경기장과 지역이 홍보된다. 자연스럽게 춘천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AFC 관계자와 많은 원정 팬이 춘천을 방문하면서 관광, 숙박, 숙식 등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클 것이다.
먼저 현재까지의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말씀드렸다. 강원은 많은 언론 보도와 상황에도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광주FC전을 마치고 서포터즈 '나르샤'와 간담회를 통해 기자회견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팬분들께서 현 사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시기에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명확히 밝히는 것이 구단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이제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내용 중에 설명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 앞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강릉에서 먼저 개최를 추진하게 된 것은 양 지자체와 맺은 협약에 따른 것이었다. 협약을 맺었던 지난 2022년 당시 춘천은 ACL 개최에 대한 어떠한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춘천과는 K리그 9경기 개최 협약을 맺었고, 강릉과 K리그 10경기 및 코리아컵, ALC 개최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맺은 2022년 하반기에는 양양국제공항에 '플라이강원'이 운영하고 있었다. 강원 스폰서였기에 ACL 진출 시 전세기 운항을 약속하기도 했다.
두 번째, 강릉은 위치 규정, 춘천 호텔 훈련장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도 내의 모든 조건을 충족한 도시가 없는 상황에서 협약에 따라 강릉과 먼저 개최를 추진했고, AFC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뒤 춘천과 협의에 나선 것이다. 통상 AFC는 ACL 개막 두 달 전쯤에 실사를 통해서 최종 홈 경기 개최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그 시기에 구단과 AFC의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원은 일찌감치 소통을 시작했고, ACLE 리그 스테이지 기준으로 개막까지는 현재에도 약 5개월이 남은 상황이다. 만약 강원이 타 구단 사례에서 보던 예년과 같이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았다면 뒤늦게 강릉 개최 불가 판정을 받아 ACL 출전이 어렵거나 부랴부랴 대안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와서 협의를 시작해서 순천시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강릉이 개최 불가 판정을 받은 뒤 K리그1에서 또 다른 홈 경기 개최지인 춘천의 의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춘천을 배제하고 제3지역을 알아보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
세 번째, 가변석 철거는 강릉도 가변석이 있기 때문에 위치 규정을 문의할 때 함께 AFC를 통해 문의했고, 안전상 문제가 없다면 이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는 실사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네 번째, 사실 여건상 개최가 어렵다는 춘천시 답변과 관련된 내용이다. AFC 규정에 춘천시 조건이 부합할지 안 할지는 AFC에서 최종 판단하는 내용이다. 춘천시에서 판단해 시도조차 하지 않을 사항은 아니다. 강원FC는 사전에 AFC 담당자와 소통을 통해 춘천시 인접 지자체 시설까지 고려한 개최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했고, 실사에서 최종 결정할 것을 전제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강원FC는 강원특별자치도민 프로축구단이다. 춘천시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다. 함께 힘을 모아 AFC를 설득해야 하지만 정반대로 구단이 춘천시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또한 언론 보도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AFC가 향후 실사했던 타 구단보다 엄격한 잣대로 규정 체크에 임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 강원은 춘천시에 진정으로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춘천시가 주장하는 공문을 하나 보내서 생긴 문제가 ACL 홈 경기를 개최하지 않을 만큼 큰 이유인지 궁금하다. 강원은 춘천시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 전해 들어야 했다. 강원은 춘천시와 협의 및 ACL 강원도 내 개최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춘천에서 홈 경기 개최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혀주셔야만 강원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불가하다면 구단에서 다음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주시기 바란다.
이번 사안은 춘천시가 언급한 축구 전용 구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의지의 문제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아울러 만약 춘천시가 ACL을 개최 의사가 없다면 내년도 K리그1 개최 의지가 없는지도 구단에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강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나유경 춘천시 의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나유경 의원은 지난 14일 춘천 MBC와 인터뷰에서 '작년에 우리가 준우승을 하면서 당연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건 예견할 수 있어 던 거잖아요. 그리고 AFC 경기도 우리 측에서 최소한 2경기 정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발언을 했다.
이는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발언이다. 춘천시가 ACL 두 경기를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AFC 규정상 분산 개최가 불가능하기에 협의조차 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강릉과 협약 관계가 있다. 한 지자체의 의견 때문에 다른 지자체와 맺은 협약을 쉽게 깨도 되는지 협약을 손쉽게 뒤집는다면 어느 누가 구단을 신뢰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나유경 의원은 지난해 유니폼 색상에 대해 정치적으로 연결 시킨 데 이어 이번에도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을 AFC 규정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알지도 못하면서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나유경 의원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 언급한 5성급 호텔 2개 이상, 천연구장 2면 등도 다른 내용입니다. AFC 규정에는 주 경기장과 동일한 잔디 한 면의 훈련 시설, 이마저도 없다면 경기장을 훈련장으로 제공해도 된다. 호텔 역시 AFC 관계자가 이용할 5성급 또는 지역 내 5성급이 없다면 4성급 호텔도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에는 구단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간섭도 피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부디 나유경 의원은 FIFA가 명시하고 있는 정치적인 간섭을 멈추어 주시길 당부드린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정치적인 간섭은 없어야 한다. 또한 나유경 의원이 언급한 가변석 설치 시기는 춘천시 결정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춘천 홈경기 종료 이후, 그리고 올 시즌 개막 전에도 가능한 사안을 3, 4월에 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롯이 춘천시의 결정이다.
공문으로 요청한 것이 끝이라는 표현 역시 이해할 수 없다. 공식 문서인 공문은 조직 간 소통에 있어 기본적인 수단이다. 공문을 보낸 뒤 유선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설명했는데 어떤 절차가 더 필요했는지 궁금하다.
끝으로 재정적인 부분에 말씀드리겠다. 춘천시는 ACL 홈 경기를 개최함에 따라 지급하는 개최 분담금 경기당 8000만 원에 대해 요청했다. 강원의 ACL 진출에 따라 원정팀 교통, AFC 직원, 숙식, 교통, 응대 등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선수단은 강릉에 있는 클럽하우스에서 춘천 홈 경기를 하기 위해 하루 전 춘천에 와서 숙박을 한다. 현재도 K리그1 춘천 홈경기를 위해서 매년 선수단 숙박비만 1억 원 이상 사용하고 있다. ACLE 홈경기를 주중에 치르면 수천만 원의 선수단 숙박비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이에 강원은 기존 강릉과 협약에 명시된 동일하게 춘천에도 요청한 것이다. 춘천에서 개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강원FC의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난해 춘천보다 강릉에서 더 많은 팬들이 찾았고 관중 수익, 상품화 사업 등 훨씬 많은 수익을 거뒀다.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수익성, 효율성, 가성비를 따져야겠지만 강원은 본인 부담으로 본인 사업의 가치를 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다. 강원의 ACL 참가는 어느 한 도시의 이익이 아닌 강원도 전체를 위한 대외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것이 강원특별자치도민 전체의 바람일 것이다. 또한 ACL은 강원특별자치도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를 대표해 나가는 국제 대회입니다. 선수들과 도민 분들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원은 오늘도 정글 같은 K리그1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강원은 앞으로도 어떠한 상황이든 주어진 여건에서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하다.
춘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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