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너무 감사하고, 조금 미안하게 생각해"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4구,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했으나,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KBO리그의 '리빙레전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양현종은 올해 개인 통산 180승을 앞두고 있다. 180승 도달까지 남은 승리는 단 1승.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는 모양새.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는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고, 29일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선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으나, 노 디시전에 머물렀다.
이 흐름은 4월까지 이어지는 중. 지난 4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2패째를 기록하더니, 11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는 4⅓이닝 6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지면서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그리고 17일 KT를 상대로 시즌 첫 승과 함께 180번째 승리 사냥에 나섰는데, 이번에도 '지독한 아홉수'를 이겨내지 못했다.
양현종은 1회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KT 타선을 봉쇄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시작부터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준 후 황재균에게 투런홈런을 맞았고, 3회에도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양현종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4회 1사 2, 3루의 위기를 넘어섰고, 5회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양현종이 숱한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자, KIA 타선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5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KT를 1점차로 추격했고, 이에 양현종은 6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닝을 매듭짓진 못했다. 이닝 시작과 동시에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후속타자 장준원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으나, KIA 벤치의 판단은 교체였다.
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9개의 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탄탄한 투구를 뽐내진 못했으나, 투구수가 84구로 이닝을 모두 맡겨볼 순 있었다. 그러나 KIA는 양현종을 대신해 조상우를 투입했고, 결국 양현종은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180번째 승리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현재 양현종은 지난해까지 포함한다면 8경기째 승리를 손에 넣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범호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양현종의 180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함께 드러냈다. 사령탑은 "양현종은 수많은 아홉수를 넘어온 선수다. 어제의 경우 팀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를 비롯해 투수코치와도 좋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해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해야 할 선수"라고 말 문을 열었다.
꽃감독이 양현종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 대목은 어디일까. 사령탑은 "어제 던지는 걸 보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다. 투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더그아웃으로 먼저 뛰어내려와서 선수들을 기다렸다가 격려해 주더라. 우리 팀이 갖고 있어야 되는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어제 잘 던져줬는데, 퀄리티스타트를 못 시켜준 것에 대해서는 조금 미안하게 생각도 한다"고 설명했다.
혀재 8경기째 승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180승을 넘어 200승까지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양)현종이가 이런 것들을 잘 이겨내서 200승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로 충부히 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때문에 차근차근 기다려주도록 하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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