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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지를 움직일 수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21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첫 타석만에 '사고'로 교체됐다.
상황은 이러했다. 1회초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휴스턴 선발 프램버 발데스를 상대로 초구에 1루수 방면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이때 휴스턴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가 타구를 잡아낸 뒤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2루수 마우리시오 듀본에게 공을 건넸다.
그런데 이때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1루를 향해 질주하던 아라에즈와 듀본이 강하게 충돌한 것. 듀본은 충돌 이후에도 상태가 괜찮아 보였지만, 문제는 아라에즈였다. 아라에즈는 듀본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후두부가 곧바로 땅에 부딪혔다. 특히 충돌 과정에서 헬멧이 벗겨진 탓에 머리가 그라운드에 부딪힐 때는 아라에즈의 후두부를 보호할 장비는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충돌 직후 아라에즈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했고, 잠깐이지만 의식까지 잃은 것으로 보였다. 이에 듀본과 샌디에이고 1루 코치가 아라에즈의 몸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고, 깜짝 놀란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그리고 1루 주자였던 타티스 주니어, 대기 타석에 있던 매니 마차도를 비롯해 트레이너까지 모두 아라에즈에게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다이킨파크에는 정적이 흘렀고, 휴스턴 외야수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아라에즈가 회복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라에즈는 좀처럼 몸을 일으켜세우지 못했고, 결국 다이킨파크에는 들것을 비롯해 아라에즈를 옮길 차량까지 투입됐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들것을 통해 카트에 몸을 맡긴 아라에즈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질문에 오른손 엄지를 들어올리는 등 조금씩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 그래도 워낙 강력하게 후두부가 그라운드와 충돌했던 만큼 아라에즈의 몸 상태는 우려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다행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 'z101디지털'의 헥터 고메즈는 "루이스 아라에즈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이며, 사지를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지를 움직인다는 점은 충돌 과정에서 척추 부상을 피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하지만 계속해서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 고메즈의 설명. 고메즈는 "아라에즈는 계속해서 의료진의 관찰 하에 머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의식을 되찾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라에즈와 샌디에이고가 최악의 사태는 면한 듯하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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