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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오늘 승리, 팀 동료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8구, 4피안타 4볼넷 9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아쉬운 투구를 남긴 이후 박세웅의 행보에 거침이 없다.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수확하더니, 두산 베어스(7이닝 무실점)-NC 다이노스(7이닝 5실점)-키움 히어로즈(6⅔이닝 무실점)까지 잡아내며 4연승을 내달렸다. 그리고 24일 어쩌면 박세웅에게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는 맞대결이 진행됐다. 바로 한화 이글스전.
지난 2015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박세웅은 유독 한화만 만나면 작아져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와 통산 맞대결 성적은 1승 10패 평균자책점 7.56에 불과했다. 떄문에 박세웅에게는 '독수리 공포증'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팔 각도를 올리면서 직구를 비롯한 모든 구종의 무브먼트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바탕으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었던 이날 만큼의 결과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박세웅이 짊어진 짐은 무거웠다. 전날(23일) 찰리 반즈가 1회부터 무려 5점을 헌납하면서 승기를 내주는 등 롯데가 한화의 8연승과 구단 최초 8경기 연속 선발승의 제물이 된 까닭이었다.
박세웅은 1회 안치홍-에스테반 플로리얼-문현빈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2회 큰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채은성과 이진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 이후 박세웅은 임종찬과 최재훈을 범타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는데, 심우준에게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빼앗겼다. 그리고 안치홍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2회에만 무려 40구를 던지며 3점을 내줬다.
이후에도 박세웅의 투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3회에는 1사 3루, 4회에는 1사 2루, 5회에도 2사 1, 2루의 위기 상황과 마주했기 때문. 그래도 박세웅은 계속된 위기를 넘어서며 실점을 억제했다. 그리고 5회 투구를 마친 시점에서 박세웅의 투구수는 무려 98구에 달했는데, 6회에도 박세웅이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때 박세웅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안경에이스는 선두타자 임종찬을 삼진 처리하더니, 최재훈을 3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고, 심우준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수비를 마쳤다. 이에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조금씩 넘어오기 시작했고, 거인의 타선이 6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 박세웅도 패전 위기에서 승리 요건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더 뽑아내는 등 5-3으로 한화를 잡아냈다.
이에 박세웅은 지난 2022년 4월 20일 한화전 이후 단 한 번도 손에 넣지 못했던 승리를 무려 1100일 만에 쥐었고, 이는 개인 5연승을 이어졌다. 9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탈삼진 2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덤이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초반에 3실점을 했지만, 6회까지 책임지고 던져준 박세웅이 선발로서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정말 쉽지 않았던 한화전을 승리로 장식한 박세웅의 소감은 어땠을까. 그는 "초반에 페이스가 좋지 않았는데, 위기 상황에서 좋은 수비가 나와서 편하게 던졌다"며 "(유)강남이 형도 리드를 굉장히 잘 해주셨다. 특히 점수를 준 상황에서 효율적인 피칭을 할 수 있게 리드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박세웅은 "6회 팀이 역전을 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는데, 오늘 승리를 팀 동료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위해 더 열심히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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