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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무조건 이길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1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롯데는 지난 23일 한화와 맞대결에서 662일 만의 8연승, 구단 최초 8경기 연속 선발승의 제물이 됐다. 24일 마저 경기를 내줄 수 없는 상황. 나승엽이 한화의 9연승 저지의 선봉장에 섰다 이날 나승엽은 0-3으로 뒤진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상대로 삼진,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만큼 이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류현진의 커맨드는 압권이었다. 하지만 나승엽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1-3으로 끌려가고 있던 6회말 1사 만루의 밥상이 나승엽 앞에 차려졌다. 2, 3루에서 류현진은 지난해 '202안타' 빅터 레이예스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나승엽과 승부를 택했다. 여기서 나승엽이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나승엽은 류현진의 초구 134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겼고,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2타점 동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상황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나승엽의 안타로 롯데는 1, 3루의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고, 후속타자 전준우가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더 보태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한화를 5-3으로 무너뜨리며 9연승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나승엽의 활약에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패전 위기에서 벗어나 승리 요건을 손에 쥘 수 있게 됐고, 올 시즌 개인 5연승을 달렸다. 특히 한화를 상대로 1승 10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매우 약했던 박세웅은 지난 2022년 4월 20일 사직 한화전 이후 무려 1100일 만에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레이예스가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간 상황. 어떤 기분이었을까.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나승엽은 "당연히 거를 줄 알았다. 거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루가 비어 있었고, 내가 (류현진 선배님을 상대로) 약했기 때문에 조금 예상을 했다. 그렇다고 (고의4구를 했다고) 화가 나거나 그러지도 않았다. 초구부터 돌리자,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나승엽의 전략은 '초구에 휘두르자'였다. 그는 "초구를 노리고 들어갔지만, 구종을 노리진 않았다. (카운트가) 몰리면 류현진 선배님이 너무 잘 던지시니까, 몰리면 내가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이면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1~2번째 타석에서 류현진의 핀포인트 제구에 모두 삼진을 당했던 것이 세 번째 타석에서는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날 롯데 선수들은 2회 박세웅이 3점을 내준 뒤 더그아웃에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였다. 그리고 캡틴은 선수들에게 "아직 초반이니까 차분하게 하자.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틀 연속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하면서 자칫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주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고,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뭉쳤다.
나승엽은 "(전)준우 선배님께서' 0-3이긴 하지만, 무조건 이길 수 있다. 차근차근 따라가 보자'고 하셨다"며 "요즘에 우리가 연패가 없다. 오늘 경기 전에도 '절대 연패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다같이 나눴다. 특히 한화가 최근 상승세였는데, 분위기가 좋은 한화를 상대로 연승을 저지할 수 있어서 좋다"고 웃었다.
이날 나승엽은 공격뿐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3루수 손호영, 유격수 전민재의 송구를 모두 안정적으로 낚아챘고, 9회에는 직선타까지 처리하며 그물망 수비를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나승엽은 "오늘은 (박)세웅이 형이 너무 잘 던져줘서, 우리도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3점차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점수다. 세웅이 형이 잘 던져줬기에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겼다"며 승리의 공을 선발 박세웅에게 돌렸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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