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은퇴한지 어느덧 8년이다. 심지어 커리어 도중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간 뛰었다. 그럼에도 2위다. 최정(38, SSG 랜더스)에게만 허락된 통곡의 벽인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클러치히터 박병호(39, 삼성 라이온즈)와 최형우(42, KIA 타이거즈). 두 리빙 레전드는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박병호는 26경기서 타율 0.210에 불과하지만, 8홈런 19타점 15득점 OPS 0.858이다. 애버리지도 득점권에선 0.292로 준수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8홈런을 쳤다. 그러나 삼성의 그 어떤 타자도 박병호와 같은 조건에서 8홈런을 못 쳤다. 패트릭 위즈덤(34, KIA 타이거즈)에 이어 홈런 2위다. 12.25타석당 1홈런이며, 11.44타석당 1홈런의 위즈덤에 이어 리그에서 홈런생산력이 가장 빼어나다. 삼성의 잔여 118경기서 4타석씩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38.5홈런을 추가, 올해 46~47홈런을 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것은 현재 페이스로 시즌을 마칠 때의 단순계산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미 50홈런 두 차례, 40홈런 한 차례, 30홈런 네 차례를 쳐본 거포다. 아무리 한국나이로 마흔이라고 해도 파워와 요령이 건재하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부상만 없다면 올해 30~4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박진만 감독도 박병호에게 기대하는 건 30홈런이라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박병호보다 어쩌면 더 박수 받아야 하는 선수가 최형우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을 통해 최형우를 두고 나이는 호적에 적힌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고 했다. 40대 초반이지만 30대 중~후반보다 생산력이 전혀 안 떨어진다.
23경기서 타율 0.274 3홈런 9타점 10득점 OPS 0.822다. 사실 최근 10경기 타율 0.235로 좋지 않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히터지만 지난 10경기 타점도 2개밖에 안 된다. 그래도 삼진 5개에 볼넷 7개로 아무렇게나 막 휘두르다 물러나지 않는다.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는 결승타를 날리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게 최형우다.
최형우는 홈런타자는 아니다. 올 시즌 3홈런이고, 2020년대 들어 20홈런도 두 차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언제든 홈런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 백스크린을 직격할 정도로 파워가 죽지 않았다.
이렇듯 박병호와 최형우는 모범적인 베테랑이자 리빙 레전드다. 두 사람의 통산홈런은 411개, 398개다.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제 몫을 했고, 홈런도 꾸준히 쳤는데 아직도 순위표 위에 또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KBO통산홈런 1위 최정은 논하지 말자. 495홈런으로 어느덧 500홈런 초읽기에 돌입했다. 더 놀라고 소름 돋는 게 두산 이승엽 감독이다. 467홈런의 이승엽 감독은 아직도 홈런 통산 2위다. 박병호와 최형우가 이 나이에도 맹활약하는데 여전히 이승엽 감독을 못 넘었다. 심지어 이승엽 감독은 2017시즌까지 뛰고 은퇴했다. 은퇴한지 8년이나 흘렀다. 더 놀라운 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KBO리그 공백이 합계 16년이다. 그럼에도 최정만이 이승엽 감독을 넘어섰으니, 이승엽이란 타자는 왜 한국 역대 최고타자이자 국민타자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도 박병호가 올해와 내년에 바짝 힘을 내면 이승엽 감독을 쫓아가거나 넘어설 수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FA 계약을 한번 더 체결하면 이승엽 감독에게 도전할 수 있다.
이승엽도, 박병호도, 최형우도 어떤 수식어를 달아도 부족한, 대단한 타자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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