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팀은 패했어도 드류 앤더슨의 호투는 빛났다.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앤더슨은 지난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6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4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를 펼쳤다.
그야말로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1회부터 5회 2아웃까지 14타자를 상대하며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14개의 아웃을 잡는 동안 삼진은 무려 10개였다. 특히 2회와 3회는 모두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5회 2사 이후에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이후 6회 김건희-박주홍-전태현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 송성문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최주환에게 우전 안타, 루벤 카디네스에게 몸에 맞는 볼, 이주형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후 이로운에게 공을 넘겼지만 이로운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으며 앤더슨의 실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8회 팀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앤더슨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이날 앤더슨이 보여준 투구는 올 시즌 본인이 팀에 선사한 최고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앤더슨은 최근 노아 아빠가 됐다. 아들의 힘 덕분일까. 아들 출산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르다. 출산 전 3월 2경기 나섰는데 평균자책 7.27로 부진했다. 3월 2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 3⅔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4실점, 3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이닝 6피안타(1핗모런) 3사사구 6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리고 4월 8일 아들이 태어났다. 3월 28일 고척 키움전이 끝난 후 잠시 일본에 다녀왔던 앤더슨은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넘어갔음에도 아이가 나오지 않아 4월 6일 한국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구단의 피드백을 듣고 자신의 문제점을 고치고자 노력했는데 바로 효과가 있었다.
4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후 갓 태어난 아내와 아들을 보러 일본에 잠시 다녀왔다. 이후 15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 패전, 20일 인천 LG 트윈스전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그리고 키움전까지. 4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 1.80이다. 3월과 4월, 앤더슨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최근 이숭용 감독은 "3월 두 경기는 밸런스가 좀 그랬다. 밸런스를 찾은 다음부터는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 생각한다. 축복이도 태어났으니까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움전에서 14개의 삼진을 잡은 앤더슨은 KBO 역대 외국인 투수 한 경기 탈삼진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앤더슨 이전에 2013년 데니 바티스타(한화), 2014년 릭 밴덴헐크(삼성), 2018년 헨리 소사(LG), 2022년 윌머 폰트(SSG), 2022년 아담 플럿코(LG) 그리고 4월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이 기록한 바 있다.
KBO 역대 한 경기(정규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10년 5월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17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한화 이글스).
앤더슨은 최근에 "삼진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다. 물론 삼진 잡으면 기분은 좋다. 그러나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그냥 상대가 초구를 쳐서 아웃 잡는 게 더 좋다. 또 볼넷을 줄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는데, 지금의 흐름이라면 기록 깨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아빠의 책임감과 함께 앤더슨이 SSG의 상위권 진입에 힘을 더할 준비를 마쳤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