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강하지하고도 달리기를 했는데…”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과 신인 외야수 박재현(19)의 100m 달리기 레이스를 못 볼 듯하다. 김도영은 26일 광주 LG 트윈스전을 마치고 “이전에 잔디하고도 대결을 했고, 강아지하고도 했다. 그런 것들이 지금 (부상)온 것 같다. 절대 하지 마라고 하더라”고 했다.
발단은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였다. 박재현이 김도영과 스피드를 겨뤄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김도영은 지난 3월18일 시범경기 광주 SSG 랜더스전이 강설로 취소된 직후 “재현이랑 100m를 붙어보고 싶다”라고 했다.
김도영과 박재현은 KIA 최고의 준족들이다. 김도영의 운동능력이야 두 말할 게 없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주목하는 게 김도영의 발이다. 그런데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로 입단한 신인 외야수 박재현이 스피드만큼은 김도영급이라는 게 내부의 평가다.
심지어 김도영도 자신보다 박재현이 타석에서 1루까지 가는 직선주로 스피드는 더 빠르다고 인정했다. 단, 곡선주로의 스피드에서 자신이 우위라고 했다. 실제 1루에서 3루, 2루에서 홈으로 뛰는 스피드는 리그에서 김도영이 독보적이다.
실제 박재현은 빠른 발을 무기로 개막전부터 1군에 계속 붙어있다. 대주자가 주요 역할이다. 외야 수비도 다소 불안했으나 빠른 발이 있어서 급속도로 좋아졌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타격도 고교에선 컨택트 능력이 수준급이었다. 충분한 타석 수만 제공을 받으면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서 박재현의 도전을 김도영이 받아들인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김도영이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두 번째 타석에서 시즌 첫 안타를 치고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25일 광주 LG전서 대타로 복귀했고, 26일 LG전서 선발라인업에 복귀했다.
김도영은 재활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평소에 부상을 조심해야 되겠다고 느꼈다. 워낙 발이 빠르니 이벤트성 레이스를 종종 했지만,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박재현과의 레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벤트성으로 할 수도 있지만, 부상을 조심하는 차원에서 자제하기로 했다. 그런 이벤트성 레이스가 쌓이고 쌓여 부상 위험성이 커질 수도 있다. 투수들이 평소에 공 던지는 손으로 무거운 물건을 안 드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라고 보면 된다.
김도영은 데뷔 후 크고 작은 부상이 잦았다. 2022년 데뷔 시즌, 8월에 3루 수비를 하다 후안 라가레스(당시 SSG 랜더스)의 타구에 손바닥을 맞아 1개월간 결장했고, 2023년엔 시즌 두 번째 경기서 주루를 하다 중족골을 다쳐 약 2개월간 결장했다. 2023시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서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과 견열골절을 당했다. 오프시즌 내내 재활해야 했다.
그리고 최근 햄스트링 부상이 벌써 데뷔 후 네 번째였다. KIA를 이끌어야 하고, 훗날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해야 할 선수다. 몸이 재산이다. 김도영은 부모님과 누나들이 수시로 걱정하는 메시지를 보내온다며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앞으로 김도영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건강이다. 팬들이 박재현과의 100m 레이스를 못 보는 아쉬움은 있지만, 참아줘야 할 듯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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