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넌 타석에서 무슨 생각 하니?”
KIA 타이거즈 멀티백업 오선우(29)는 올 시즌 2군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1군에서도 제 몫을 한다. 26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스리런포 포함 3안타 4타점을 생산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좌타자로서 한 방도 있고 정확성도 갖췄다.
1군 10경기서 29타수 10안타 타율 0.345 2홈런 7타점 5득점 OPS 0.973. 패트릭 위즈덤이 몸살로 빠졌고, 나성범도 종아리 부상이 발생했다. KIA로선 비극이지만, 1루수와 좌익수를 겸하는 오선우가 있어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그런 오선우는 질문왕이다. 1군에 최형우, 나성범 등 오랫동안 리그에서 맹활약한 선배들부터, 김도영처럼 자신보다 후배지만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에게까지 질문하고 얘기를 들으며 자신의 야구를 살찌운다. 매우 바람직한 자세다.
오선우는 “질문을 많이 한다. 도영이가 합류했을 때도 ‘타석에서 무슨 생각 하냐’라고 물어봤다. 어제도 물어봤고 오늘도 물어봤다. 어떻게, 뭘 설정하고 들어가는지 물어봤다. 도영이가 얘기해주고 그랬는데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고맙다고 그랬다. 많이 배우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했다.
오선우로선 자신보다 후배인 김도영에게 질문하기 껄끄러울 수 있다. 그러나 김도영은 엄연히 리그 MVP다. KBO리그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선수다. 오선우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자신이 야구를 더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도영은 “작년에 타격코치님에게 들은 내용을 최대한 쉽게,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선우 형한테 얘기를 해줬는데 선우 형도 너무 적극적으로 받아주고 결과를 내니까 또 뭔가 내 한마디가 도움이 됐을지 안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는 또 뿌듯함이 있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도영은 “일단 선우 형이 타석에서 무슨 생각하냐고 물어봤는데, 뭐 내가 생각하는 부분을 그대로 얘기를 해줬다. 선우 형이 어제부터 계속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그 몇 가지를 얘기를 하고 딱 타석에 들어가는 걸 보고 ‘신경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오늘도 그런 부분들을 얘기를 하고 계속 소통을 하면서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선수는 기술에 대해 담당파트 코치와 끊임없는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24시간 붙어있는 사이는 아니다. 더구나 경기 중에는 코치와 선수가 계속 대화를 하긴 어렵다. 오히려 선수들은 선수들과 붙어 있는 시간이 더 길다.
김도영이 거창한 뭔가를 오선우에게 얘기해주거나 가르쳐준 건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끼리 공유하는 작은 팁 하나가 코치와의 피드백, 어드바이스보다 훨씬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야구가 팀 스포츠이고, 팀 케미스트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오선우가 그렇게 1군 선수가 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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