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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코디 폰세(31, 한화 이글스)가 명실상부한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투수로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다승(8승), 평균자책점(1.48), 탈삼진(93K), 승률(100%), 최다이닝(67이닝), WHIP(0.85) 1위를 질주한다.
KBO 공식 시상부문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4관왕 페이스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승률 100% 투수가 22명이나 된다. 단, 승률 타이틀은 최소 10승이 조건인만큼, 10승을 예약한 폰세가 순항하는 건 분명하다.
투수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타이틀을 한꺼번에 따내면 트리플크라운이다. 확신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다승은 박세웅도 8승으로 공동 1위이고, 팀 동료 라이언 와이스(6승)와 임찬규(LG 트윈스, 7승)도 바짝 추격한다. 평균자책점도 임찬규(1.99)와 터커 데이비슨(롯데 자이언츠, 2.01),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2.23)이 추격 사정권에 있다.
폰세는 탈삼진의 경우 77개의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에게 16개 차로 넉넉하게 앞서간다. 17일 SSG와의 대전 더블헤더 1차전서 18개의 탈삼진으로 9이닝 기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덕분이다. 연장을 포함하면 1991년 6월19일 광주 빙그레 이글스전서 13이닝에 18탈삼진을 기록한 선동열 전 감독과 공동 1위다. 폰세는 이날 24년 전 선동열 전 감독을 당당히 소환했다.
KBO리그 통산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1986년 선동열(24승6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 탈삼진 214개), 1989년 선동열(21승3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198개), 1990년 선동열(22승6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189개), 1991년 선동열(19승4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1.55 탈삼진 210개), 2006년 류현진(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 2011년 윤석민(17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 탈삼진 178개), 2023년 에릭 페디(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까지 총 4명이 7차례만 달성한 대업이다.
기량과 체력 및 건강, 팀 전력 등이 전체적으로 받쳐줘야 도전 가능하다. 선동열 전 감독의 전성기 이후 사실상 세 번 밖에 안 나왔다. 올해 폰세가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한화가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보내면 트리플크라운은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장담은 이르지만 자격을 갖춘 투수인 건 확실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한화 소속으로 유일하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시즌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렸다. 당시 한화는 67승57패2무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서 KIA 타이거즈, 플레이오프서 현대 유니콘스를 잇따라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 라이온즈에 1승1무4패로 밀리긴 했지만, 찬란한 가을을 보냈다. 21세기 들어 한화 최고의 시즌이었다. 류현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도 1986년, 1989년, 1991년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다시 말해 선동열 전 감독이 18탈삼진을 달성한 시즌에 트리플크라운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는 얘기다. 당시 해태 타이거즈가 워낙 전력이 좋기도 했지만, 선동열 전 감독이 트리플크라운을 할 정도로 잘 했기 때문에 해태 전력이 좋았다.
올해 폰세는 어떨까. 트리플크라운에도 성공하고, 한화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 2006년 류현진 케이스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물론 한화 사람들은 내심 그 이상도 바라겠지만 말이다. 한화는 최근 2위로 내려왔고, 3위 롯데 자이언츠에도 1경기 차로 쫓긴다. 그러나 폰세가 건재하는 한 쉽게 처질 전력은 절대 아니다. 올해 한화는, 그리고 한화 에이스는 정말 남다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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