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리노스 스위퍼 10.9%→25.8% 상승, 이유는? "스플리터 제구가 빠지더라" 이래서 에이스다, 투구 비율도 자유자재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스플리터 제구가 조금 빠지면서 결정구로써 스위퍼를 사용했다"

LG 트윈스의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가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이전 피칭보다 스위퍼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알고 보니 경기 중 결정구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치리노스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어느새 시즌 6승(1패)이다. 치리노스는 지난 3월 22일 롯데전 6이닝 2실점으로 데뷔승을 챙겼다. 이후 4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에이스로 우뚝 섰다. 4월 18일 SSG전 7이닝 2실점 1자책 호투에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첫 패배를 당했다. 5월 6일 두산전 7이닝 1실점 승리를 챙겼고, 이날 다시 승리하며 6승 고지를 밟았다.

처음부터 치리노스다웠다. 1회 1사 이후 김민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안현민과 장성우를 각각 2루수 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정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2회는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 첫 실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박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는데, 1루 주자 문상철이 이 틈에 2루를 훔쳤다. 황재균의 타구가 2-유간을 지나가며 2루 주자 문상철이 홈을 밟았다. 치리노스는 김민혁을 유격수 땅볼, 안현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멜 로하스 주니어를 투수 땅볼, 강백호를 1루수 땅볼, 김상수를 투수 땅볼로 정리했다. 5회 두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6회 1사 1루에서 장성우를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7회부터 구원진이 마운드에 올랐고,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치리노스의 승리를 지켰다.

경기 종료 후 염경엽 감독은 "치리노스가 에이스답게 자기 역할을 잘해주었다"고 칭찬했다.

치리노스는 "첫 이닝부터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려했던 게임 플랜이 잘 맞아들어간 것 같다. 중간 이닝에서 파울 컨택이 많이 나오면서 투구 수가 늘어난 것이 조금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볼 배합이 지난 경기와 약간 달랐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치리노스는 13일 키움전 스위퍼(스탯티즈는 슬라이더로 표기)를 10.9% 던졌다. 스플리터는 35.9%로 변화구 중 구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이날 LG측 자료에 따르면 스위퍼가 25.8%(25/97), 스플리터는 24.7%의 비율을 보였다.

치리노스는 직구와 스플리터, 스위퍼 세 가지 구종을 던지는 스리피치 투수다. 기본적으로 두 구종의 구사율은 비슷하지만, '스탯티즈'에 따르면 2스트라이크 이후 스플리터 구사 비율이 43.6%(슬라이더 14.7%)로 월등히 높다. 스플리터가 첫 번째 변화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날은 왜 스위퍼의 비중을 높였을까.

치리노스는 "항상 해오던 대로 (박)동원이 형 리드에 맞춰 가기로 했다"면서도 "스플리터 제구가 조금 빠지면서 결정구로써 스위퍼를 사용했는데, 다행스럽게 스위퍼가 오늘 움직임이 좋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도중 스플리터의 이상을 파악했고, 즉석에서 스위퍼로 결정구를 바꿨다는 뜻이다. 갑작스러운 패턴의 변화에도 KT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요리했다. 에이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치리노스는 "항상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전부터 계속해서 말씀 들어왔듯이 저희 팀 전체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과정들이 좋은 결과로 보여지고 있으니 시즌 마지막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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