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해봤던 선수들이 투입되는 게, 이길 확률이 높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0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팀의 최근 4연승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KIA가 힘으로 일궈낸 결과가 아니라고 했다. 패트릭 위즈덤, 나성범, 최지민, 임기영 등 아직도 주축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 다 들어오지 못했다. 이들이 1군에서 어느 정도 궤도가 올라와서 시너지를 내야 KIA가 가진 힘이 다 나온다고 믿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그게 끝내 안 되고 시즌을 망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다. 그리고 기다린다. 주축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회복할 수 있게 돕고, 그 사이 1군에서 힘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선수들을 끊임없이 찾는다.
허리가 좋지 않은 위즈덤은 복귀가 1주일 연기됐다. 나성범이야 아직 언급할 단계도 아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마운드에선 최근 윤중현, 김건국 등의 호투로 필승계투조 없이 두산 베어스를 잡기도 했다. 그러나 김건국은 타구에 부상해 1군에서 빠졌고, 윤중현은 20일 KT전서 고전했다. 선수들이 애버리지를 올리는 과정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올해 KIA가 건진 뉴 페이스는 1루와 외야를 겸하는 좌타자 오선우 정도다. 그렇다고 여기에 만족해선 안 된다. 지는 경기서 추격조 투수들을 계속 확인하고 나름대로 기량을 올리는 과정을 밟는 게 중요하다. 내부에서 치열한 피드백이 일어난다.
이범호 감독은 “팀이 뭔가 좀 어렵다고 느낄 때, 어떤 선수 한 명이 나오면서 팀 분위기가 사는데 중현이 같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가는 경기가 나온다. 아무래도 조금 더 선수를 이제 쓸 수 있는 범위도 좀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우처럼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를 뛰다 보면 기회가 생기고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나 퓨처스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주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선수는 최지민과 임기영이다. 이들이 전상현, 이준영, 조상우,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최지민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 20일 광주 KT전서 1이닝 무실점했다. 임기영도 최근 퓨처스리그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18일 고양 히어로즈전서 2이닝 무실점했다.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해봤던 선수들이 투입되는 게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지민이도 지금 퓨처스에 잘 던지고 있다고 하고, 기영이도 다시 던지고 있다고 하니까 그 선수들이 1군에 돌아와서 던져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야수들도 조금 더 부담을 덜고 잘할 수도 있고, 다른 필승조 투수들도 부담이 조금 줄어들 수 있으니까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KIA는 22승23패다. 승패 마진 흑자를 좀처럼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시선엔 어쩌면 당연하다. 지금은 무리하게 달릴 시기가 아니다. 더 기다리고, 정비하고, 힘을 모으는 시기다. 그러면서 눈 앞의 실전을 최대한 이기는 작업을 병행하는 시기다. 첫 단추는 이미 잘못 끼웠지만, 조각을 하나하나 잘 조합하며 힘을 낼 시기를 찾고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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