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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마침내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8년 리그컵 이후 무려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다.
토트넘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오랜 무관의 한이 풀리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후반 22분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은 짧은 시간에도 불굴의 투지와 수비 집중력으로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경기 종료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오늘만큼은 내가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하겠다. 안 될 게 뭐가 있겠나? 우리는 17년 동안 우승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트로피 퍼레이드에서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F'가 들어간 욕설을 내뱉었다.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는 "손흥민과 역사를 새로 썼다. 평생 이번 우승을 기억할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우리에겐 레전드인 손흥민이 있다"라고 단언했다.
토트넘 구단 역시 손흥민을 공식적으로 ‘전설’로 인정했다. 토트넘은 24일 구단 SNS를 통해 “손흥민은 유럽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트넘 주장들의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 손흥민은 공인된 토트넘의 전설”이라고 전했다.
팬들과의 소통도 레전드급이었다. 브라이튼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토트넘 선수들과 가족들이 남쪽 스탠드 앞에서 축하를 한 반면, 손흥민은 혼자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전 좌석을 향해 인사하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에 남은 팬들도 손흥민을 향해 박수로 화답했다.
'스퍼스웹'은 "토트넘 팬들은 트로피 축하 행사에서 손흥민이 보여준 모습을 좋아할 것"이라며 "손흥민은 41년 만에 팀을 이끌고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토트넘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리그 최종전에서 보여준 특별한 행동은 이 성공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극찬했다.
이어 "손흥민은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되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팀에 남아 더 많은 승리를 거두고 싶어할 것이고 다음 시즌 토트넘의 감독이 누구이든 상관없이 클럽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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