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약점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최악의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투구폼에서 비롯된 약점을 제대로 찔렀다.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147~155km/h에서 형성됐다. 총 89구를 던졌고 직구(45구), 슬라이더(27구), 커브(13구), 체인지업(4구)을 구사했다.
이날 등판에 앞서 감보아는 21일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삼성 2군 선수단. 이 경기에서 감보아는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27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구위가 좋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약점이 있다. 약점을 파고들려고, 젊은 선수들로 많이 뛰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시작은 깔끔했다. 1회 감보아는 선두타자 김지찬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았고, 4구 커브로 루킹 삼진을 빼앗았다. 김지찬은 방망이를 내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이재현이 중전 안타를 쳤지만, 김성윤이 삼구 삼진, 르윈 디아즈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투구 폼이 독특했다. 공을 잡고 와인드업 전 몸을 웅크리는 동작이 길었다. 이후 상체를 뒤로 젖힌 뒤 매우 높은 팔 각도로 공을 뿌렸다. 박진만 감독은 발야구를 예고했지만 1루에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2회 사달이 났다. 선두타자 김영웅은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강민호가 우전 안타를 쳤다. 류지혁이 투수 방면 강한 타구를 날렸는데, 감보아가 몸을 날려 잡았다. 이후 2루로 송구, 1루 주자 강민호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켰다. 박승규의 안타와 이성규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됐다.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김지찬이 빗맞은 땅볼을 쳤다. 감보아가 공을 잡고 1루로 뿌렸는데, 1루수 나승엽이 포구하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 주자 박승규가 홈을 파고들었다. 공식 기록은 김지찬의 투수 방면 내야안타. 이재현의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
투구 폼이 화근이 됐다. 2-2 카운트에서 감보아가 투구 준비에 들어갔다. 특유의 폼으로 몸을 웅크리는데, 3루 주자 이성규가 스타트를 끊었다. 감보아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이성규가 홈을 파고들었다. 2루 주자 김지찬과 1루 주자 이재현도 모두 한 베이스를 진루했다. 감보아는 웅크리는 자세에서 3루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이를 박진만 감독이 캐치한 것.
공식 기록은 세 선수의 삼중 도루. KBO리그 역대 9번째 삼중 도루다. 종전 기록은 2024년 9월 8일 잠실 LG-한화전 문보경-오지환-구본혁이 기록했다.
이어 폭투까지 나오며 김지찬도 홈을 밟았다. 김성윤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길었던 2회가 끝났다. 감보아는 2회에만 대거 4점을 내줬다.
투구폼이 바뀌었다. 감보아는 3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전 웅크리는 동작이 사라졌다. 구속은 여전히 150km/h를 넘겼다. 2사 이후 강민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류지혁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는 헛스윙 삼진 2개와 2루 땅볼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도 감보아가 마운드에 올랐다. 1사 이후 김성윤에게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송구 실책이 나오며 김성윤이 2루까지 향했다. 디아즈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김영웅은 루킹 삼진을 당했다. 투구 수가 89개에 도달한 상황. 당초 김태형 감독은 85개 선에서 감보아를 내릴 것이라 했다. 결국 강민호 타석에서 감보아를 대신하 김강현이 투입됐다. 김강현이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정리, 감보아의 실점을 막았다.
한편 경기는 롯데가 0-4로 밀리고 있다.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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