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호령이가 자기만의 뭔가를 못 찾는다.”
KIA 타이거즈 외야는 주전 좌익수 이우성,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으로 시즌을 치르려는 계획이 완전히 어긋났다. 이우성과 최원준의 동반부진,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이 발발했다. 주전급 백업 박정우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오선우가 1군 붙박이로 자리매김했고, 김석환과 정해원까지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박정우의 이탈로 ‘호령존’ 김호령의 출전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어쨌든 수비로 외야에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KIA 외야수들의 수비력이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좋다고 보긴 어렵다. 김호령의 활용도가 높은 이유다.
지난 주중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 기간에, 이범호 감독이 김호령에게 한참 뭔가 얘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스탠스 얘기였다. 김호령은 오픈스탠스로 타격해왔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클로즈 스탠스로 바꿀 것을 권유했다.
실제 김호령은 최근 구단을 통해 “이범호 감독과는 타격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발을 약간 열어 치는 타격폼이었는데, 왼발을 닫고 치는 방법의 타격폼을 말씀해 주셨다. 이 방법은 감독님이 2군 감독으로 계셨을 때부터 주문했던 내용이다. 타격폼 관련 긴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경기에 적용했는데 더 안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발을 자연스럽게 닫고 치면, 바깥쪽 커버가 좋아지고, 칠 수 있는 코스를 확실하게 좁혀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까지도 호령이가 자기만의 뭔가를 딱 못 찾는 것 같다. 연습량은 엄청 많은데 많이 하는 것에 비해 타격이 안 나오다 보니까. 타격을 잘 하고 싶은데 수비로만 나가다 보니 힘들어했던 것 같다. 하나의 틀만 딱 만들어주면 자신의 타격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잘 해줄 수 있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호령이는 타구가 우측으로 가면 안타가 안 나오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자꾸 왼발을 열어놓으니까. 몸 자체가 치면 다 우측으로 가는데 잡힌다. 닫아놓고 오는 것만 정확하게 친다는 생각을 가지면 스트라이크 존도 좁힐 수 있다. 다 열어놓고 치면 스트라이크 존의 면을 다 보고 쳐야 하는데, 닫아놓고 치면 존 자체를 좁힐 수 있다. 쳐야 할 공, 안 쳐야 할 공을 구분해서 치자는 의미에서 그 얘기를 했다”라고 했다.
결국 왼발을 닫고 바깥쪽을 제대로 공략해 우측으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자는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쳐야 할 공간을 최소화하면, 공은 분명히 거기로 지나갈 것이니 (스트라이크 존을)좁혀야 안타를 칠 확률이 높다고 얘기했다. 이제 안타가 나오면서 이해를 하는 것 같다. 확실히 열어놓은 것보다 닫아놓는 게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호령은 기본적으로 수비에서 공헌도가 높다. 그런 김호령이 타석에서 1~2차례 더 출루만 해주면 KIA에 엄청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늘 타격이 아쉬웠는데, 최근 이범호 감독의 조언을 소화하면서 좋아진 느낌도 든다.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서도 2안타를 쳤다. 지난달 28일 광주 키움전에 이어 최근 4경기 중 2경기서 2안타를 쳤다.
이범호 감독은 “LG와 한화의 경기를 보며 많이 느꼈다. 센터에서 수비 하나가 공격에 엄청난, 더 큰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리그 최고 공수겸장 중견수 박해민을 의미한다. 김호령도 박해민보다 타격이 떨어질 뿐, 수비는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왼발의 변화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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