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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트로피가 민망한 시대…지상파 3사 통합 대상, 이젠 합시다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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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 로고 / KBS-MBC-SBS 제공
연기대상 로고 / KBS-MBC-SBS 제공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상파 연말 시상식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K-콘텐츠의 황금기를 이끈 넷플릭스와 OTT 플랫폼의 영향력 앞에서 지상파 3사의 경쟁력은 빠르게 희미해졌다. 과거 연말 시상식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였다면, 지금은 '사내 친목 행사' 정도의 의미만 남은 상황이다.

"받을 사람이 없는데…"

올해도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개최를 결정하며 대상 후보 라인업을 공개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특히 KBS의 상황이 심각하다. 올해 KBS의 드라마 시청률은 대부분 2~3%대에 머물렀다. 월화극, 수목극 등은 존재감이 미미했고, 주말극 '미녀와 순정남'만 가까스로 자존심을 챙겼을 뿐이다. 이마저도 막장 전개로 혹평을 받으며 기세가 꺾였다. 시청률이나 화제성 없는 시상식이 '참가상'이나 '출석상'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MBC와 SBS는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공동 수상'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예능도 마찬가지…새로운 스타가 없다"

연예대상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KBS의 '1박 2일'과 MBC의 '나 혼자 산다', SBS의 '미운 우리 새끼' 같은 장수 프로그램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인기 예능은 탄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MBC 연예대상은 기안84가 수상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뚜렷한 대상감이 보이지 않는다.

시상식마다 의미 없는 트로피 남발이 계속 되며 시상식의 의미는 더욱 퇴색되고 있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은 '골때녀 센추리클럽상', '푸스카스상'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상을 쏟아냈고, 당연하게도 감동이나 웃음은 없었다. 이럴 때마다 회자되는 것은 "연예대상도 물갈이할 때"라는 개그맨 김구라의 일침이다.

김구라는 2019년 "지상파 3사 본부장들이 통합 시상식을 하고 돌아가면서 주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개별 시상식을 고집하는 건 '광고를 위한 자존심 싸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지상파 통합 시상식', 위기를 기회로

지상파 3사의 개별 시상식은 이제 더 이상 권위도,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지상파 통합 시상식'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달라지는 시대에 함께 맞서야 할 때다. 통합 시상식은 한정된 자원을 집중시켜 더 큰 화제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시청자들이 한 해 동안 사랑한 콘텐츠를 돌아보며 '진짜 대상감'을 찾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

시대는 바뀌었다. 콘텐츠의 무게추는 지상파에서 OTT와 유튜브로 옮겨갔고, 시상식의 가치도 달라졌다. '대상을 누구에게 줄까' 고민하는 민망한 시상식 대신, '모두가 주목하는 통합 시상식'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할 때다.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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