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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북 칠곡의 할아버지 묘소를 찾아 절을 올리는 모습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구·경북 체류가 31일로 닷새째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기간 동안 ‘TK 정체성’을 부각한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법원이 자신이 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다음날인 8월27일부터 경북 칠곡에 머물고 있다.
칠곡을 거점으로 대구 지역을 주로 찾는다. 30일에는 대구 방촌시장을 찾아 칼국수를 먹는 사진을 에스엔에스에 올리며 “작은 시장이지만 항상 가장 열렬히 반겨 주시는 방촌시장, 항상 감사하다”고 적었다. 29일에는 달성군 의회를, 27일에는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 행사장과 칠성시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 7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 전국을 고루 돌았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이 전 대표는 TK 정체성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칠곡 조상 묘소를 찾은 사진을 올리며 “현대공원묘지에 계신 증조할아버지, 큰할아버지 그리고 청구공원묘지에 계신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께 오랜 만에 추석을 앞두고 인사 올렸다”고 했다. 29일에는 외가인 대구 달성군을 방문해 당원 모임을 했다며 “칠곡은 본가, 달성은 외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처럼 TK 연고를 강조한 적은 없었다. 서울 출생인 그는 3차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다가 낙선했고, 지금도 이 지역 당원협의회장이다.
당내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이 전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당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 지역을 다진다는 풀이가 있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 기준으로 대구·경북 지역 책임당원수는 9만명으로 전체(30만명) 가운데 30%를 차지했다.
이 전 대표의 전대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법원 결정에 따라 길이 열릴 수도 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8월15~16일 실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이 전 대표는 13.9%를 얻어 유승민 전 의원(19%) 다음이었다. 자신의 출마가 가로막히면, 특정 상대를 지지할 수도 있다.
장기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견해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친윤석열계와의 사이가 돌이킬 수 없게 돼 분당이나 탈당 등 정계 개편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진지 다지기를 한다는 것이다. TK 민심은 윤 대통령에게서 상당히 이반한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실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 부정 평가는 48%였다.
지난 3월 대선 때 대구(75.14%)·경북(72.26%) 득표율과 견주면 현격히 떨어진 수치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이 매체에 “티케이 정서를 잘 봐야한다. TK 민심 이반이 있다는 것을 윤 대통령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칠곡 내려간 건 대단한 행보”라며 “2024년 총선 정계개편설 등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멀리 보고 TK의 적자로 자리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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