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좀 받을게요" 예비FA '거포 1루수'가 첫 줄에 서는 이유가 있다 [MD시드니]

[마이데일리 = 시드니(호주) 심혜진 기자] 거포 1루수 양석환(32·두산)에게 올 시즌은 중요하다. FA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양석환은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 자신의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 OPS 0.827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양석환은 이 기세를 몰아 2022 시즌도 산뜻하게 출발했다. 첫 7경기에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전년도 활약을 이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244 20홈런 51타점 OPS 0.741로 기대에 못 미쳤다. 내복사근 부상에 시달리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창단 첫 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시즌을 일찍 끝냈다.

양석환 자신도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반등이 절실하다.

5일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양석환은 "FA를 앞둔 캠프라고 해서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다만 오랜 만의 해외 캠프라는 것만 다르다"고 말했다.

두산에는 FA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때문에 양석환에게는 큰 도움이 될 터.

그는 "워밍업 때 첫 번째 줄에 FA 선수들이 서서 한다. 김재호 형이 첫 번째에 서고 (양)의지 형, (김)재환이 형, (정)수빈이 형, (허)경민이 형아 나란히 선다. 그러면 내가 옆에서 '여기서 기 좀 받을게요'하고 껴서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언도 들었다. 양석환은 "형들은 심적으로 편해야 한다고 말해주더라. 기술적인 것은 시즌 때 하다보면 된다. 1년 내내 좋지 않기는 쉽지 않다. 편하게 하라고 해줬다"며 충고를 되새겼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만큼 올해는 아프지 않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번 캠프에서 중점적으로 할 부분이 아프지 않는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몸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연습량을 가져가다보면 할 수 있다. 확실히 따뜻한 곳에서 하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홈런 개수도 신경쓰려 한다. 양석환은 "선수라면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 28개(202시즌)까지 쳐봤으니깐 그것보단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등번호(53번)만큼의 욕심이 없냐고 묻자 "그러면 감독님이 견제하실거 같다(웃음). 잠실에선 말도 안되는 숫자다. 이거에 반만 쳐도 잘하는 시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석환, 타격 훈련하는 양석환. 수비 훈련하는 양석환.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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