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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문태경 기자] 오는 29일은 한일강제병탄 100년을 맞는 날이다.
28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라진 거액의 고종황제의 내탕금을 다룬다.
1949년 7월 29일. 파란 눈의 할아버지 한 분이 한 달간의 긴 뱃길 여정을 끝내고 인천항에 막 들어섰다. 당시 87세. 광복절을 앞두고 이승만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한반도에 다시 발들 디딘 그는, 고종황제의 외교고문이자 비밀특사였던 헐버트 박사였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누구보다 원하고 노력했던 그의 눈에는 해방된 조선을 마주하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한반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겼던 그는 인천항에 들어온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떴고 평소 그의 염원대로 한국땅에 묻혔다.
그런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했다는 그에게는 이루지 못한 소원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하나는 한반도의 통일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내탕금’을 찾아오라는 고종황제의 소명을 받들지 못한 것이었다.
특히 헐버트 박사는 세상을 뜨기 1년전 이승만 대통령에게 편지 한통을 보냈다. 그 내용은 “도둑맞은 내탕금을 이자와 함께 꼭 돌려받아야 합니다”라는 것이었다. 헐버트 박사가 세상을 뜬지 2년 후인 1951년, 그의 변호사는 헐버트 박사가 가지고 있던 13종류의 내탕금 관련 서류 일체를 한국정부에 보냈다.
하지만 그뿐 지금껏 우리정부는 내탕금 반환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탕금’은 도대체 무엇인가?
1909년 10월. 고종은 그의 비밀특사인 헐버트에게 내탕금(일종의 왕의 비자금) 51만 마르크(재경부 추정 현재가치 250억원)를 중국 상하이의 독일계 덕화은행에 예치했으니 이를 찾아 미국으로 일단 옮긴 후 이 돈을 후에 나라를 위해 요긴하게 써야한다고 했다. 이에 헐버트는 상하이로 가 돈을 찾으려 했으나 이미 일본이 전액 인출해간 후였다.
정말 일본은 고종황제의 내탕금을 불법으로 찾아간 것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일본으로 갔다면 그 돈의 행방은 어떻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예치금의 존재를 눈치챈 당시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하여 일제가 조직적으로 관여한 흔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 명지대 정상수 교수에 따르면 고종의 비자금은 알려진 것 보다 더 많은 100만 마르크라는 사실이 적힌 독일 외교 문서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우리가 고종황제의 내탕금을 찾아나선다는 것의 의미는 이미 병탄 이전부터 제국주의의 발톱아래 당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황실의 아픔을 돌아보는 길일 것이며,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일제의 행태를 고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식민지 초기 일제 군국주의의 이익에 일조하던 구한말 고위관료들의 참담한 행태를 고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종황제증명사진. 사진 = S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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