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몇 년 전부터 프로야구 마운드는 좌완투수들이 점령하고 있다. 올시즌에도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을 필두로 봉중근(LG), 양현종(KIA), 장원삼, 차우찬(이상 삼성) 등이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존재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걸 중 5명이, 10승 투수 13명 중 8명이 좌완투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처럼 우완투수간 명품 투수전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켈빈 히메네스와 삼성 배영수는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히메네스는 모처럼 14승 투수 위력을 발휘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상대의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2, 3, 4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히메네스는 5회 1사 후 빗맞은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했다.
비로 인해 1시간 가량 경기가 지연된 뒤 등판한 6회와 7회에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 막았다.
7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올시즌 삼성전(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4)에서 강했던 모습을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갔다.
비록 히메네스에 가렸지만 배영수의 투구도 충분히 빛났다.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팔꿈치 수술 이후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 적은 처음이다. 이젠 정말 붙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그는 2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 1사 2, 3루 위기를 맞았지만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줬을 뿐 대량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와 5회 역시 무실점. 5회까지 배영수가 내 준 안타는 단 2개였다.
아쉬운 부분은 6회. 배영수는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준데 이어 오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하지만 권혁이 그가 내보낸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며 실점이 3점까지 늘어났다.
이날 배영수의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볼넷 3실점. 예전 150km 강속구를 뿌리던 때와는 같지 않았지만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유증에서는 완전히 벗어났음을 확인시켰다. 성적과 직구 최고구속만으로 그의 투구가 위력이 없다고 말할 사람은 없었다.
좌완투수 전성시대 속 이날 양 팀 우완 선발들의 뛰어난 투구는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삼성 배영수(왼쪽)와 두산 히메네스.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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