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타블로와 네티즌에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이제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고 그냥 미국인으로 살겠다. 이제 기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관심이 없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왓비컴즈'가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에 마지막으로 글을 남기며 이번 사건에서 물러날 뜻을 보였다. 수개월 동안 인간 타블로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려놓은 그는 자신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다는 양 그렇게 떠나버렸다. 타블로 학력의혹에 대해 아직 경찰의 조사발표만 있고 법원의 판결이 난 건 아니지만, '타진요' 운영자인 왓비컴즈는 '내가 틀렸다'라고 말하며 '아님 말고'식의 자세를 내보였다.
사실 지난 몇 개월간 '타진요'의 회원수가 급증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을 때, 일각에서는 '타블로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이하 타진알)'라는 카페가 개설됐다. '타진알'에서는 타블로 학력이 조작됐다는 '타진요' 측의 입장을 역공격했고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리꾼의 관심은 '타진요'에만 집중됐다. 회원수의 차이(타진요-약 2십만명, 타진알-약 5만4천명)도 극명했다.
왓비컴즈는 배우 A에 대해 '연기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반벙어리 같은게 이제는 얼굴도 없는 여학생 팔아서 언플하네'라고 댓글을 달았다. 방송인 B의 이혼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돈에 뻑이 가서 결혼하고 두 번째에는 학벌에 뻑이 가서 결혼하고 세 번째는 XX좋은 넘 한테 뻑이 가서 결혼하겠네'라며 충격적인 멘트를 달았다.
또 배우 겸 가수 C에 대해서는 '배우라기에는 너무 못생기고 연기도 못하고 도대체 이런 애가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 거야. 부동산 거품만 있는 게 아니고 이런 거품도 있네'라고 했다. 연예, 사회, 정치 등 분야를 막론하고 그는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 누리꾼들이 선택한 것은 왓비컴즈였다. '타진요'의 매니저로 카페 회원을 진두지휘하는 그에게 많은 이들은 현혹되며 '거짓을 사실인 양' '사실을 거짓인 양' 믿게 됐다.
▲ '관계와 관점'으로 본 '왓비컴즈' 사태
이번 사태는 '관계와 관점'으로 볼 때 씁쓸하기 그지없다. 단 한사람이 타블로와 대중의 관계를 조종하여, 타블로를 향한 부정적인 관점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관계는 관점을 결정한다.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을 가치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때로는 동지가 원수가 되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직접 만나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더라'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연예인의 경우는 대중과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일반 사람과의 관계처럼 직접 부대끼며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예인들은 단 한번의 실수로 일반인 보다 몇 배의 질책을 받고 치명적인 실수를 할 경우 영구 퇴출당하기도 한다. 그만큼 연예인은 한번 맺은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타블로 사태에서 '왓비컴즈'는 대중과 타블로의 관계를 영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관계는 타블로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며 그를 향한 관점을 완전히 뒤틀어 버렸다. 경찰이 타블로 학력을 인정하고 MBC가 스탠퍼드 대학교를 직접 방문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타블로 형도 결백이 증명되더라도 동생 타블로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최근 왓비컴즈는 "하루 수천 개의 댓글과 수백 통의 편지가 온다"며 "'시카고를 찾아와 총으로 죽이겠다'는 내용도 있다. 이들이 진정 악플러다. 이들로 인해 가족들이 힘들어한다. 이제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나겠다"고 했다. 이제야 그는 대중들의 관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타블로는 이번 사태로 모멸적인 시선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의 가족 또한 신상이 공개되며 수모를 당했다. 때문에 왓비컴즈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진정으로 반성하고 타블로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경찰이 '왓비컴즈'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공조로 신병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왓비컴즈 스스로 진정성이 담긴 납득할 만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타블로(위)-왓비컴즈의 댓글 내용. 사진 = MBC, 네이버 댓글 캡쳐]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