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한 SK 와이번스 캡틴 김재현(35)이 SK와 친정팀 LG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재현은 21일 SK와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지..."라고 말 문을 연 뒤 "올 한해 저희 SK와 마지막 은퇴를 앞둔 김재현이라는 야구선수를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고개숙여 감사를 드린다. 이제 야구선수 김재현은 더 이상 보실 수 없겠지만 제가 17년동안 사랑한 야구를 그리고 그 세월동안 보잘 것 없는 저를 응원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여러분께 몇 자 글로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또 "문득 돌이켜보니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데뷔 첫 해 야구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에 우승을 하게 돼 너무도 많은 사랑을 팬 여러분께 받았다. 그렇게 LG에서 꼬박 10년을 함께 했다"며 "고관절 수술을 하게 되면서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을 수도 있었지만 제가 사랑하는 야구를 아프다는 핑계로 초라하게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 열심히 했다.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오려고"라고 덧붙였다.
"저 자신도 장담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가족의 믿음과 저를 기다려주신 팬 분께 과연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돌아왔을 때 팬 여러분이 제 등번호 7번을 들고 잘 돌아왔다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 아직도 생생하게 제 가슴에 남아있다"고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을 극복하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때를 회상한 김재현은 "그 때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전보다 훨씬 야구를 절실하게 책임감 있게 소중하게 여기며 운동하게 된 것이 정말 소중했다. 매 타석 타석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들었던 친정팀을 떠나 SK로 이적했을 때도 저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낯선 팀에 와서 적응하기 쉬울까 걱정도 했었지만 따뜻하게 환영해 주신 우리 SK팬 여러분들과 부족한 저를 따라서 인천까지 응원을 와 주셨던 모든 팬 덕분에 다시 마음을 잡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던 것 같다"며 "저에게는 LG에 있을 때나 SK에 있을 때나 팬 여러분들은 똑같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친정팀이라는 추억과 이제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SK의 소중한 동료들과 아름다운 팬 여러분들께 무어라 제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은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왜 그만두려 하느냐, 다시 아픈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건강에는 아무 문제없다. 오히려 이 체력으로는 몇 년 더 뛰고도 남을 것 같지만 제가 생각한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시점이 그리고 좋은 기억으로 떠날 수 있는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 생각했다. 어쩌면 야구선수 김재현으로 지낸 그 순간을 아마 평생 동안 그리워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겠다"며 "그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야구선수 김재현을 오래 오래 기억해주시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사진 = SK 김재현]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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