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영화 ‘부당거래’는 연기 올림픽이더라고요’. 연기자 박중훈이 ‘부당거래’(감독 류승완)를 본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이름만 들어도 ‘연기파’인 이들이 한 영화에서 뭉쳤으니 오죽했을까? ‘부당거래’는 이들 3명을 중심으로 류승완 감독의 지루하지 않은 연출이 만들어낸 한편의 작품이다.
소재 마저 우리 사회에서 문제로 떠오른 검사와 형사, 그리고 스폰서인 사업가가 어우러져 시의성 마저 적절하다. 배우와 연출 그리고 소재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진 작품이다.
기본 시나리오는 단순하다 인맥도 학벌도 없어서 번번이 진급에 탈락하는 형사 반장 ‘철기’(황정민 분)는 여성을 성폭행 하고 살해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범죄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이 범죄를 뒤집어 쓸 배우를 찾게 된다. 그 결과 ‘철기’는 자신과 검은 줄이 이어진 조폭 출신 건축업자 ‘석구’(유해진 분)에게 이를 부탁한다.
이들 사이에 끼어든 것은 대기업 사장을 장인으로 둔 ‘주양’(류승범 분) 검사로 그 또한, ‘석구’와 대치하는 건축 업자와 검은 줄로 이어진 속칭 ‘스폰서 검사’로, ‘철기’와 ‘석구’의 부당거래를 알게 된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부당거래’를 빛나게 한 것은 세 주연 배우의 열연이다. 능력 있지만 인정 받지 못하는 ‘철기’를 황정민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묘사했다. 충무로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에 꼽히지만 강직하면서도 쓸쓸한 ‘철기’의 모습은 황정민에게 딱이다.
조울증을 의심 받을 정도로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주양’ 역의 류승범 또한 그가 아니면 누가 ‘주양’을 맡을까를 생각하게 할 정도로 배역 그 자체에 동화된다.
극 중 비중은 황정민과 류승범에 뒤지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극에서 지울 수 없는 ‘석구’역의 유해진 또한 배우를 섭외 할 때 악마를 연상케 하는 ‘석구’와 ‘철기’ 앞에서 놀랍도록 비굴한 ‘석구’를 연기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지만 그의 손짓과 표정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직하게 꼬집은 소재 또한 류승완 감독은 특유의 연출로 깔끔하게 풀어냈다.
'부당거래'는 류 감독이“황정민이 '이거 개봉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다”고 말할만큼 일부에서 불편할 수도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세 사람에 중심을 맞추고 그들의 연기에 깔끔하게 포커스를 맞춘 '부당거래'에 대해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평 또한 "배우의 연기"에 포커스가 맞춰질 정도다. 불필요한 것을 배제한 류 감독의 연출의 승리인 것이다.
‘부당거래’는 분명 오락 영화고 상업 영화다. 하지만 그 연출의 기발함과 소재의 무게감, 그리고 배우의 호연은 근래에 보기 힘든 입장료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웰메이드 영화다. 28일 개봉.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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