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이경규의 2010 KBS연예대상 수상소감은 김구선생이 애송했고 우리시대에 여전히 의미의 울림을 주는 서산대사 선시의 진한 향취가 배어 있다!
“나는 여기 있는 후배들과 똑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앞으로 눈 내린 길을 한발짝 한발짝 내딛으면서, 나의 발자국이 후배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 무소의 뿔처럼 달려가겠다.”
근래의 부진을 털고 올해 화려한 부활을 해 25일 열린 KBS 연예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수상한 이경규의 소감 중 일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역시 수상소감도 이경규”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경규의 연예대상 수상소감을 들으며 지난해 열린 SBS 연기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중견 연기자 반효정의 감동적인 수상소감이 떠올랐습니다.
“문득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애송하셨다는 시가 떠오릅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욱이 훗날 다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배우 인생 끝나는 날까지 깨끗한 눈길 함부로 걷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효정은 1964년 KBS탤런트 공채 4기로 연기자로 입문한 뒤 그녀는 '토지'등 수많은 작품에서 명연기를 펼쳤고 연기자의 사표 역할을 해온터라 이 수상소감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고 이 수상소감에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후배 연기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시청자 역시 짧지만 감동적인 수상소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시는 서산대사의 선시로 독립투사였던 김구선생이 평소 애송하고 역사의 중요한 선택을 할때 떠올렸던 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부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함부로 흐트러지게 걷지 마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룬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도 분명 자신의 행동과 삶이 후배나 자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연예인이나 스타는 동료, 후배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받고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른 직종의 사람들보다 치열한 노력과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합니다.
이경규는 시청률 전쟁터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30년을 생활하며 예능의 트렌드와 웃음의 코드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습니다. 침체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땀과 뛰어난 예능감으로 다시 우뚝 서 예능의 정상을 다시 차지했습니다. 그 자체로 후배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중견 예능인 이경규의 행보 하나하나는 후배들에게 롤모델 역할을 하고 희망과 용기의 기제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상소감처럼 늘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중견 연기자 46년동안 연기라는 외길을 걸으며 후배들에게 의미있는 이정표가 된 것처럼요.
하지만 이경규에게 대상을 안겨준 ‘남자의 자격’을 함께했던 김성민도 이경규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떠올렸습니다. 연기자이면서도 뛰어난 예능감으로 웃음을 줬던 김성민은 마약투약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료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상처를 남겼습니다. 아무리 잘하다가도 한순간의 실수로 질타를 받고 추락을 하는 곳이 연예계입니다. 그래서 늘 발걸음 하나 하나에도 신중하고 진중해야하는 것입니다.
이경규의 수상소감은 서산대사의 선시가 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많은 연예인들에게 이 선시의 진정한 의미를 체화하기를 권해봅니다.
[이경규가 2010 KBS연예대상을 수상한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