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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상욱 객원기자]구자철이 새롭게 둥지를 튼 VfL 볼프스부르크의 감독 스티브 맥클라렌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 위기에 놓였다.
볼프스부르크는 21라운드 하노버 96과의 니더작센 주 더비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해 12위를 유지했다. 원정 경기인데다 전반 5분만에 세르지우 핀투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쉽지 않은 경기 양상이었지만 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디에구의 페널티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실패하며 경기에 패하고 말았다.
페널티킥이 실패하자 맥클라렌은 벤치를 향해 물통을 집어던지며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연출했다. 다름 아닌 페널티킥 키커에 대한 문제 때문이었다. 원래 맥클라렌은 파트릭 헬메스에게 페널티킥을 찰 것을 주문했지만 디에구가 헬메스를 밀어내고 독단적으로 페널티킥을 시도했다. 벤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맥클라렌으로서는 그저 황당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디에구는 “감독의 주문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뛰었던 팀에서 페널티킥은 모두 내가 도맡아 찼고 때문에 이번 역시 내가 찼을 뿐이다.”라고 태연히 말하며 맥클라렌을 더욱 화나게 했다. 물론 맥클라렌 역시 인터뷰를 통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반응하며 내부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디에구의 독단적인 행동이 문제였지만 이는 맥클라렌이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문제다. 전반기 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서도 에딘 제코(현 맨체스터 시티)가 페널티킥을 실축할 때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던 바 있다.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맥클라렌의 지도력에 의문 부호를 달게 하기 충분한 일들이다.
일단 디터 회네스 단장은 “감독 교체 등에 대한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감독의 전술 운용에 대해서는 역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공격수들의 구성이 투톱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지만 맥클라렌은 그라피치 원톱을 줄곧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버전 역시 그라피치 원톱을 내세웠지만 공격적인 모습을 거의 보이지 못했고 후반들어 헬메스가 교체 투입되면서 그라피치와 투톱을 이룬 뒤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던 볼프스부르크다.
2009년 리가 우승에 빛나는 볼프스부르크는 언급한대로 12위다. 외형상 중위권 성적이지만 승격-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6위 1.FC 쾰른과는 승점차가 불과 1점이다. 사실상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승 이후 계속해서 리빌딩 과정이 진행중인 볼프스부르크인데다 구자철을 비롯해 겨울철 이적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영입을 단행해 스쿼드에 많은 변화가 있어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모든 면을 고려할 때 볼프스부르크가 현재 강등권 싸움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맥클라렌에 대한 인내심도 한계점에 거의 다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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