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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감동’‘눈물’‘전율’‘추억’‘행복’…이러한 단어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방송이 끝난 뒤 수많은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이 단어들이 관통하는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가슴에서 토해내는 감동의 의견들의 진원지는 바로 1월31일, 2월1일 설특집으로 방송한 MBC ‘세시봉 콘서트’였다.
아이돌 가수들의 출연으로만 눈길을 끌려는 설특집이 난무했지만 신선감도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단순히 인기 있는 아이돌들을 활용해 시청률을 올리려는 안이한 제작관행이 부른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세시봉 콘서트’는 최고의 설특집 방송이자 현재의 방송계에 많은 의미와 과제를 던진 방송이었다. 파격적인 기획과 제작, 의미 있는 프로그램 내용과 구성,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시청자에게 준 감동적인 충격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방송사 제작진의 기획과 제작에서부터 수용자의 반응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방송계의 문제에 충격을 가한 방송의 혁명이었다.
아니‘세시봉 콘서트’방송을 넘어 돈으로 대변되는 산업적 가치에만 올인 하는 오늘의 대중문화의 행태가 주류가 돼 버린 상황에서 사람의 정서와 감성, 가슴에 감동을 주고 행복을 주는 문화적 가치의 위대함을 보여준 문화의 복원 그 자체 였다.
지난해 9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 출연해 1970년대 청년문화의 메카였던 세시봉과 그곳에서 활동했던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김세환이 나와 노래와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 우정을 전해 폭발적인 감동의 여운을 남겼다. 이것이 계기가 돼 ‘세시봉 콘서트’가 기획된 것이다.
1부에서는 세시봉을 출입하며 그 시절의 경험을 함께 했던 시청자들의 사연을 공개하고 관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세시봉의 문양과 의미를 되새김질 했다. 그리고 4명의 가수가 그들이 세시봉에서 불렀던 팝송과 대중음악들을 선보였고 2부는 후배 윤도현과 장기하가 4인의 선배들을 위해 준비한 축하 공연을 벌였고 세시봉의 4인방과 함께 활약했던 이장희가 나와 30년 만에 노래를 부르고 4인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담은 편지를 소개해 무한 감동을 연출했다. 물론 1부에 이어 2부에서도 송창식의 ‘사랑이야’, 조영남의 ‘불꺼진 창’등 4인의 노래가 프로그램의 주류였다.
이같은 내용의‘세시봉 콘서트’는 왜 최고의 방송으로 평가받는 것일까. 우선 ‘세시봉 콘서트’는 방송과 대중문화를 휩쓸고 있는 10~20대의 젊은이 지상주의의 획일성 문제를 역설적으로 일깨우면서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한 욕구를 분출시킨 일대 사건이었다. 이번 설특집에서도 나타났듯 10~20대를 겨냥한 아이돌 출연 프로그램이 특집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KBS, MBC, SBS 방송 3사의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들 대부분 10~20대를 겨냥한 것이 주류이며 이들 프로그램 또한 프로그램 타이틀만 다르지 포맷이나 내용 그리고 출연자들은 ‘그밥에 그나물’처럼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시봉 콘서트’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되새김질과 음악에 대한 향수의 기회를 확대했고 젊은 시청자에게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포크음악의 힘과 1960~1970년대 대중문화와 음악을 중심으로 본 정치, 사회 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 했다.
이는 연예인의 사생활 늘어놓기로 일관하는 토크쇼에 대한 차별화된 참신성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고 획일적인 음악에 대한 다양성의 확보라는 의미를 줬다.
이 때문에 모처럼 중장년층 시청자와 젊은 시청자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빛깔의 감동을 맛보며 ‘세시봉 콘서트’를 지켜보는 이상적인 수용자 풍경을 연출했다.
그리고 시청률로 대변되는 산업적인 부분만 강조되는 방송과 대중문화의 환경 속에서 시청자들의 가슴과 마음에 아름다운 파장을 일으키는 문화적 가치를 일깨워준 프로그램이 바로 ‘세시봉 콘서트’였다.
흥행면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심야시간대에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시봉 콘서트’는 각각 16.9%, 16.0%를 기록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세시봉 콘서트'.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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