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스릴러’-‘청소년관람불가’ 지고 ‘감동, 웃음’-‘전연령관람’ 뜨다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로 시작된 스릴러 성공공식이 올해 극장가에서는 먹히지 않게 됐다.
‘추격자’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계는 앞다퉈 강렬한 비주얼과 어둡고 잔혹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흥행 작품은 다수가 스릴러 물이었고, 지난해에는 ‘아저씨’가 630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그 인기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스릴러 장르는 그 정도가 완화되거나 새로운 코드를 집어넣는 등 변화를 거듭했다. ‘아저씨’의 경우 옆집 소녀를 구한다는 감성 코드를 삽입해 스릴러에 드라마를 삽입한 결과 이 같은 흥행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스릴러 장르의 몰락은 ‘악마를 보았다’ 이후 거론되기 시작해 ‘황해’에서 극치를 이뤘다. 이병헌과 최민식이 주연한 ‘악마를 보았다’는 김지운 감독 특유의 연출로 해외 영화제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국내 일반 관객에게는 “너무 잔인하다”는 평을 받으며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의 신작인 ‘황해’ 또한 야심차게 개봉했지만 250만 관객이라는 제작비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황해’ 이후 2011년 영화계에는 정석적인 스릴러 장르를 찾을 수 없다. 박해일과 김윤진이 주연한 ‘심장이 뛴다’가 스릴러라 말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가족애’라는 드라마가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결국 올해 개봉 흥행작은 차태현, 강예원 주연의 감동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와 김명민의 코믹 사극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심형래 감독의 코미디 영화 ‘라스트 갓파더’ 정도다.
연초라는 점을 감안해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영화관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현재 제작 중인 각 제작사 라인업을 봐도 스릴러 장르는 이제 뒷전이다. ‘7광구’, ‘퀵’ 등은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고, ‘고지전’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드라마 영화다.
이 외에도 굵직굵직한 작품을 보면 다수가 드라마에 중점을 둔 영화가 대부분이다.
80년대 ‘영웅본색’, ‘첩혈쌍웅’등으로 아시아 권을 넘어 전세계를 흔들던 홍콩 느와르 장르는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의 흥행 공식이던 스릴러 장르가 이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아니면 ‘아저씨’ 같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내면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위 조선명탐정-헬로우 고스트, 아래 악마를 보았다 - 황해]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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