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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당초 사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82)이 예상과는 정반대로 즉각적인 사임을 거부함에 따라 그의 퇴진을 예견했던 전세계 유수 언론들이 오보를 내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집트 언론을 포함해 전세계 유력 통신과 언론들은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무바라크 사퇴 임박'을 긴급 타전했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대국민연설에서 즉각적인 퇴임을 거부한 채 차기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9월까지 점진적으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74)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혀 언론들은 무더기 오보사태를 빚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특히 CNN과 BBC 등 주요 외신들은 무바라크의 사임 발표가 임박했다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리언 파네타 국장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 중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하면서 힘이 실렸다.
파네타 국장은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늘밤안으로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다. 파네타 국장은 이집트 상황에 관한 의원들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입수한 것과 같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정보을 가장 가까이서 접근하고 포착하는 미 CIA국장이 이런 언급을 했으니 언론들은 무바라크의 사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오보가 되고 말았다.
국내 언론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11일 조간에 '무바라크 사퇴 임박' '무바라크 빠르면 오늘 사퇴할 것으로 보여' 등 그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 근거는 역시 CIA 파테나 국장의 발언이었다.
이번 해프닝은 아무리 영향력 있는 언론이라도 신속히 또 정확히 사태를 예견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무바라크 대통령. 사진 = CNN 홈페이지 캡쳐]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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