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알몸 졸업식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졸업식 문화가 횡행하는 가운데 부모님, 특히 아버지들을 위한 특별한 졸업식이 펼쳐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중은 지난 10일 졸업식을 기존의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진행됐던 다른 졸업식들과 다르게 저녁 6시에 진행했다.
이 같은 시도는 졸업식마다 조퇴를 하고 나왔던 아버지들을 특별히 배려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들 모두 졸업식에 더 많이 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학교측에서 고심한 결과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장 많은 표가 나왔던 저녁 6시에 졸업식을 열게 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500명 정도가 수용할 수 있었던 강당이 넘쳐나 강당 밖까지 사람이 기다려야 될 정도였다. 아버지들도 지난 해에 비해 3배 정도 더 참석해 딸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이날 졸업식 내용도 알찼다. 학생들과 선생님은 한 달 전부터 4교시 1시간을 할애해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학생들은 한달 동안 준비했던 빅뱅의 '붉은 노을'과 015B의 '이젠 안녕'을 열창해 졸업식을 찾은 학부모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또한 그간 성적 우수자에게만 줬던 상장을 각자 특기별로 만들어서 줘서 모두가 상을 받아서 돌아갈 수 있게 했다. 이날 졸업식은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졸업시즌을 맞아 경찰까지 학교에 배치되는 등 졸업생들의 폭력적인 뒤풀이 행위가 심각한 청소년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저녁 졸업식의 시도는 학부모는 물론 졸업생들의 대환영을 받았다.
이정선 교감은 "삼십 몇 년 동안 전통적인 졸업식만 고수하다가 이번에 획기적으로 바꿔서 하니까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만 흘렸다. 나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며 당시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일탈 행동을 방지하자는 말이 많지 않았나. 그런데 이런 졸업식을 하니까 학생들이 다 몰입해서 연습을 하고 일탈 행동할 틈이 없었다. 자발적으로 모두가 열심히 했다"며 색다른 졸업식을 성공적으로 치룬 소감을 전했다.
저녁 졸업식 외에도 기존의 졸업식과 다른 아름다운 졸업식들이 많이 진행됐다. 서울 동명여고는 졸업생들이 한복을 입고 부모님께 큰절을 올렸고, 제주도 우도 중학교에서는 부모님을 향한 감사의 편지를 낭독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같은 이색 졸업식에 네티즌들은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인터넷을 통해 이색 졸업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정한 개념 졸업식이다","저녁 졸업식 진짜 참신하다","저 학생들은 20대 되면 얼마나 뜻깊은 졸업식을 보냈는지 알게 될 것"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졸업식에 참가한 홍대사대부속여중 학생들. 사진 = 홍대사대부속여중 제공]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