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00이닝 투수가 나타날까.
SK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들어 대부분의 팀들이 선발투수들을 오래 놔둔다"고 몇 차례 말한 바 있다. 예년에 비해 선발투수들의 투구수가 많아졌다는 것.
기록상으로도 그렇다. 28일 현재 8개 구단 선발투수들의 평균 투구수는 88.3개다. 지난해 87.2개, 2009년 86.9개, 2008년 86.2개와 비교해 확실히 늘어난 수치다. 삼성(93.8개), KIA(92.9개), 한화(90.2개)는 선발투수의 평균 투구수가 90개를 넘기고 있다.
투구이닝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평균이닝은 5.21이닝으로 2010년 5.15이닝, 2009년 5.13이닝에 비교해 오랜 기간 던졌다. 2008년 5.27이닝에 비해서는 조금 적은 기록.
이러한 분위기는 투구이닝 순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내 프로야구에는 한 시즌 200이닝을 던진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닝이터 중의 이닝이터'인 200이닝 투수가 다시 탄생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재 투구이닝 1위는 아퀼리노 로페즈(KIA). 14경기 중 13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97이닝을 던졌다. 이어 14경기에 모두 선발투수로만 나선 류현진이 96⅓이닝으로 뒤를 잇고 있다. 장원준(롯데·91이닝)과 차우찬(삼성·90⅓이닝)도 90이닝을 넘겼다.
페넌트레이스가 반환점을 지나는 시점이기에 현재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로페즈와 류현진은 200이닝을 넘길 수도 있을 전망이다. KIA와 한화는 67경기와 69경기를 치렀다. 로페즈와 류현진은 28일 경기에 나란히 선발투수로 예고된 상황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마지막으로 200이닝을 넘긴 투수는 2007년 류현진(한화)과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그 해 류현진은 211이닝, 리오스는 234⅓이닝을 소화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단일시즌 한 투수가 200이닝을 소화한 경우는 77차례 있었다. 투수 분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200이닝 투수도 줄어들었고 2000년 이후에는 단 15차례 뿐이었다. 2008년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물론 200이닝 투수 부활 가능성에 밝은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팀의 선발투수 투구수가 늘어난 것에는 불안한 불펜이라는 이면이 감춰져 있다. 여기에 류현진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워낙 많은 이닝을 던져 몸 상태에 대한 불안함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투수들의 투구이닝이 줄어드는 현대 야구 추세에서 200이닝 투수의 부활 가능성은 프로야구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2000년 이후 2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소속팀은 당시)
2000년-데니 해리거(LG) 225이닝, 정민태(현대) 207이닝
2001년-페르난도 에르난데스(SK) 233⅔이닝, 이승호(SK) 220⅔이닝
2002년-송진우(한화) 220이닝, 임창용(삼성) 204⅓이닝, 게리 레스(두산) 202⅓이닝, 마크 키퍼(KIA) 202⅓이닝
2003년-없음
2004년-다니엘 리오스(KIA) 222⅔이닝, 게리 레스(두산) 200⅔이닝
2005년-다니엘 리오스(두산) 205⅓이닝
2006년-다니엘 리오스(두산) 233이닝, 류현진(한화) 201⅔이닝
2007년-다니엘 리오스(두산) 234⅔이닝, 류현진(한화) 211이닝
2008년-없음 (최다이닝 봉중근 186⅓이닝)
2009년-없음 (최다이닝 로페즈 190⅓이닝)
2010년-없음 (최다이닝 김광현 193⅔이닝)
자료출처-스탯티즈(Statiz.co.kr)
[사진=현재 페이스라면 200이닝 돌파도 가능한 KIA 로페즈(왼쪽)와 한화 류현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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