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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누가 이들을 ‘국내용 딴따라’라 했나
아이돌(idol)은 이제 10대 20대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성세대까지 아우르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까지 이들의 활동 영역은 광범위해졌다. 국내용이라는 편견을 딛고 월드 아이돌로 급부상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아이돌은 가요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의 가장 큰 단점이 10대들만의 국한된 음악이라며 애써 평가 절하했다. 가요계에서는 음악의 다양성을 해치는 획일화된 음악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아이돌은 그러한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계속 발전해 왔다. 노력의 결실은 아이돌로 대변되는 K-POP 열풍으로 빛났다. K-POP 열풍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우리가 부러워했던 J-POP을 뛰어 넘었다. 반대로 그들이 K-POP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연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K-POP의 최종 목표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열풍이 오래 지속되기 위한 해결해야할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음악 비즈니스로 접근해야 한다. 언어와 음악 산업의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다국적 아이돌을 통한 세밀화된 현지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지난달 10일과 11일, 양일간 프랑스 파리 르제니트 공연장에서 열린 ‘SM 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공연에는 1만 4000여 명의 유럽 팬들이 몰렸다. 이들은 순전히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한국에서 온 아이돌을 보기 위해 비를 맞으며 기다렸고, 춤추고 노래하며 공연 내내 열광했다.
이번 콘서트는 당초 1회 공연만 계획됐으나 지난 5월 초 공연 예매 15분 만에 표가 다 팔리자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시위를 벌여 하루 더 공연이 열렸을 정도로 사전 기대감이 컸다.
기대만큼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현지 유력지인 르몽드지는 “K-POP이 유럽을 강타했다”며 “자동차, 전자제품 외에 한국의 대중음악이 주요 수출품이 됐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유럽은 사실 K-POP에 있어 불모지였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 주면서도 자국의 문화가 워낙 강해 틈새시장조차 다가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돌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할 수 있다’는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직 성공을 단언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지만 첫 단추를 잘 뀄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유럽 시장에서 K-POP이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수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겪으면서 다져진 화려한 집단 퍼포먼스와 유럽 작곡가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현지화 전략을 세밀하게 준비해 왔다는 점이다.
SM패밀리의 유럽 공연 성공에 고무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류의 1단계는 수출, 2단계는 합작, 3단계는 현지화”라면서 “현지화를 통해 얻어지는 부가가치를 함께 나누는 것이 한류의 궁극적인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SM타운 월드 투어 공연을 연 SM소속 가수들-소녀시대-동방신기(위부터). 사진 = SM엔터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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