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리그 최고의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었다. 리그 최하위팀이었던 한화에서 16승이나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1.82에 불과했다. 이대호의 홈런쇼가 펼쳐지기 전까지 가장 강력했던 정규시즌 MVP 후보였다.
류현진의 올 시즌은 지난 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시즌 성적 8승 7패 평균자책점 3.91이 이를 말해준다. 다승 공동 7위, 평균자책점 12위에 랭크돼 있는 것은 최고 투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나마 류현진은 탈삼진 부문에서 5위에 올라 있고 103⅔이닝 동안 무려 110개의 탈삼진을 수확해 그의 폭발력을 알 수 있게 한다.
류현진의 올 시즌 기록을 봐도 그가 아웃카운트를 잡는 1순위는 역시 삼진이었다. 탈삼진 개수는 110개로 땅볼(100개), 플라이볼(95개)보다 많다.
그러나 한대화 한화 감독은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을 리그 최고로 추켜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한대화 감독은 "탈삼진 능력은 국내 최고다"라면서 "삼진을 많이 잡으면 투구수가 많아진다. 맞춰잡는 공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류현진에겐 국보급 체인지업이 있다.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던 2006년 '대선배'인 구대성으로부터 터득한 것으로 자신에 맞게 변형시켜 오늘의 류현진을 이끈 '히트 상품'이다.
그런데 이 강력한 무기는 오히려 한대화 감독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유는 너무 강력해서다.
"체인지업이 너무 아래로 떨어지니까 타자들이 헛스윙을 한다"는 게 한대화 감독의 말이다. 탈삼진이란 측면에서 보면 최고의 무기이지만 맞춰잡는데 애로 사항이 있다는 얘기다. 이어 한대화 감독은 "공 1개로 맞춰잡을 수는 있지만 삼진은 최소 3개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탈삼진 개수가 늘어나면 투구수도 많아지고 그것이 누적이 되면 당연히 어깨에 피로가 올 수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이 걱정하는 것도 그것이다.
그러나 맞춰잡는 투수로 변신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류현진이 맞춰잡는데 주력해 범타성 타구를 많이 유도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야구가 팀 스포츠인 만큼 견고한 수비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땅볼이나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것보다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삼진을 잡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과연 류현진은 어떠한 '장기 프로젝트'를 갖고 있을까. 지금까지 던진 공보다 앞으로 던질 공이 많은 류현진이기에 앞으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