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김성근 전 SK 감독. SK 감독 앞에 붙은 '전(前)'이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지난 17일 김 전 감독은 시즌 후 사퇴를 선언했고 다음날인 18일 SK는 김 전 감독을 경질 조치했다.
상식선(常識線)이란 말이 있다. '상식적으로 인정하거나 허용하는 한계'를 뜻한다. 그리고 이는 SK가 김 전 감독과 재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벗어난 것이기도 하다.
SK는 김 전 감독에게 재계약에 앞서 '양해를 구해야 할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버젓이 감독이 자리에 버티고 있는데 대체 누구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것인가. 구단과 감독이 풀어야 할 문제에 제 3자가 끼어들었으니 김 전 감독으로선 불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러한 사연을 듣게 된 SK 팬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보다 김 전 감독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던 SK 팬들이다. 김 전 감독은 4년간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일궈내며 팬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했고 팬들은 한결 같은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으면서 선수들에겐 스승이면서도 아버지의 존재였던 김 전 감독을 '신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8일 문학구장에서 김 전 감독의 경질에 항의하던 팬들은 그라운드에 오물을 투척하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항의를 표출하려는 의도였겠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행동들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 또한 상식선을 벗어난 것이 때문이다.
물론 김성근의 시대는 영원할 수 없다. 올해로 69세인 김 전 감독이 언젠가는 물러날 때가 있을 것이라는 걸 팬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헤어지는 과정이 결코 석연치 않았고 시기 또한 지금은 적절치 않다는 게 문제였다.
구단이 김 전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는데 원인을 제공한 것. 그리고 결코 김 전 감독은 '경질'할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 SK 팬들의 분노는 결코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18일 문학구장 SK-삼성 경기에서 김성근 감독의 퇴진에 항의하는 팬들이 김성근을 외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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