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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코너 '1박 2일'이 6개월 뒤 종영한다. 종영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 전에도, 후에도 여전히 시끄러운 '1박 2일'.
'1박 2일' 종영은 국내 예능계에서 큰 사건이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재미가 덜해서 시청률 저하로 프로그램이 종영한 일은 있었지만, 정상에 있었을때 즉 '박수칠때 떠난' 예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1박 2일' 종영이 확정된지 2주 가량이 지난 1일, KBS 김인규 사장은 '1박 2일' 출연자인 강호동과 점심 회동을 가졌다. 이번 점심 식사는 그동안 강호동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만든 자리였다. 하지만 혹시 KBS 사장까지 나서 강호동을 잡으려는 것은 아닌가라는 눈초리도 보내졌다. 그만큼 강호동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높은 것이다.
현재 국내 예능 프로그램들은 해외에서 포맷을 사온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1박 2일'과 '무한도전' 은 국내에서 순수하게 만들어낸 프로그램들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대표적인 국내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1박 2일'의 폐지는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방송계 종사자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1박 2일'이 평생 갈 순 없다. 특히 멤버들간의 끈끈한 우정으로 끌고 가고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멤버들이 교체될때마다 위기가 찾아오는 '1박 2일'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번 종영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시청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다"고 애교 섞어 섭섭함을 드러냈지만 '1박 2일' 입장에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현재 '1박 2일' 멤버들은 강호동을 필두로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김종민, 엄태웅 등 6명이다. 강호동에 앞서 이승기가 한차례 하차 의사를 밝혔었지만, 하차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이후 강호동까지 하차 의사를 밝히며 기둥까지 흔들리는 위기가 찾아왔다.
만약 강호동만 하차하고 새로운 멤버를 투입해 계속 끌고 나갔다면 어떤 반응이 왔을까. 과거 엄태웅이 '1박 2일'에 합류했을때를 생각해보자.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던 엄태웅은 '1박 2일'에 잘못 합류했다는 혹평을 받아왔다. 엄태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야생버라이어티와 100%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나름' 잘 적응해 가고 있다.
주 멤버가 아닌, 제 6의 멤버가 합류했을때도 논란은 생겼다. 그렇다면 강호동이 빠지고 다른 멤버가 투입된다면? 이것은 엄태웅 합류때 일었던 논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큰 폭풍이 몰려올만한 일이다.
강호동이 하차의사를 밝힌 만큼 '1박 2일'의 변화는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존폐를 논할만한 '사건'이라 부를수 있는 일이었다. 강호동이 '1박 2일'에 대한 애정이 조금만 덜했어도, 6개월 후 종영이 아닌, 당장 종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호동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의리를 지켜냈다.
이미 종영이 확정된 프로그램에 힘을 쏟는다는 것은 어쩌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1박 2일' 출연진을 비롯한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지키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시청자 투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4년이 넘도록 많은 애정을 보냈던 시청자들 입장에선 '1박 2일'의 폐지가 섭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현명한 선택이 과연 있었을까. 이제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아니라, 시청자들에 되돌려 질문을 던져 볼 때다.
['1박 2일' 멤버들. 사진 = K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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