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시즌 막바지 벼랑 끝에서 8번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양 팀 모두 일정의 80%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앞으로 펼칠 8번의 맞대결이 올 시즌의 최종 성적표를 좌우하게 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9년을 인내한 포스트시즌을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LG와 내우외환을 겪으며 추락했지만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잡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두산. 시즌 전적 6승 5패로 두산이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두 라이벌이 막판 분수령이 될 승부에 나선다.
▲ LG “꼭 가을에 야구하겠다.”
힘들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6일 현재 5위를 마크하고 있는 LG는 4위 SK와 4경기차를 이루고 있다. 분명 23경기만을 남겨둔 LG 입장에서 4경기차는 부담된다. 하지만 LG는 SK와 4번의 맞대결이 남아있고 무엇보다 SK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SK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시즌 막바지 상승세를 탄다면 극적인 역전 드라마도 가능하다. 물론 이전에 가장 많은 맞대결을 펼칠 두산을 꾸준히 잡아야 한다.
‘뉴 에이스’ 박현준이 “꼭 가을에 야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포스트시즌 희망의 불씨를 살려 놓았다. LG 박종훈 감독은 “시즌 초반 신바람 야구는 박현준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박현준으로 인해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며 에이스의 부활을 환영했다. 실제로 박현준은 지난주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7이닝 1실점, 8이닝 1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며 맹활약했고 4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다시 3점대로 내렸다.
그리고 박현준이 살려놓은 불씨를 유원상이 키워내야 한다. 8월 25일 넥센전에서 4이닝 무실점투로 가능성을 보인 유원상은 31일 SK와의 경기에선 4⅓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리즈의 공백을 100% 메웠다. 리즈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앞으로 두 번의 선발 등판을 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원상이 리즈의 빈자리를 대신해야하는 상황이다. 유원상은 당장 6일 357일만의 선발등판을 앞두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루키 시즌이었던 2007년 플레이오프에서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던 모습을 재현하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타선은 조화와 집중력이 절실하다. 올 시즌 LG는 꾸준히 상대 선발투수의 성향(좌,우, 사이드암)에 따른 라인업을 들고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대타를 기용하곤 했다. 타자들이 자신의 자리에 맞는 타격을 해주길 기대하며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첫 상대는 LG를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2로 막강한 모습을 보인 니퍼트. 올 시즌 그 누구보다 높은 벽이지만 니퍼트를 넘어설 경우 LG는 첫 경기 기선제압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이병규는 절대 포기하지 말 것을 후배들에게 앞장서서 전파하고 있다. 니퍼트에게 11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병규가 타선의 중심 역할을 소화하며 맹타를 이어가야 한다.
▲ 두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멀어졌다. 4강의 마지노선인 5할 승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극적인 연승이 동반되면서 남은 27경기에서 19승 8패의 성적을 거둬야한다. 4위 SK와는 이미 모든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자력으로 4위를 끌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승리로 64일만의 3연승을 거뒀지만 니퍼트-김선우를 제외한 선발진과 정재훈 홀로 남은 불펜 필승조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투타의 베테랑인 김선우와 김동주가 제몫을 다하며 팀 전체의 투지를 전파하고 있다.
만 34살의 나이로 국내 복귀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인 김선우는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다. 김선우는 지난해부터 시도한 변화구 구사가 올해는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단순히 힘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구종과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볼배합으로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타선의 중심 김동주는 8월 28일 삼성전에서 두 개의 홈런을 기록하더니 일주일 후인 지난 3일에도 멀티 홈런으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200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기는 듯했지만 스스로 훈련량을 늘리면서 시즌 막바지 거포본능을 일깨우는 중이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기적에 도전한다”는 김선우와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동주. 이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일단 남은 시즌 가장 많이 마주할 LG를 잡아야 한다. 두산이 두 베테랑의 굳은 결의와 함께 어떻게 시즌을 마무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4일 잠실 경기에서 승리한 LG(위쪽)와 문학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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