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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삼성이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K에 2-0 영봉승을 거두며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최강 삼성 마운드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줌과 동시에 선발 차우찬을 중간으로 기용한 게 대성공한 한 판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발 매티스를 4회까지만 기용하고 5회부터 7회까지를 차우찬에게 맡겼다. 차우찬은 이날 등판에서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를 앞세워 3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차우찬이 상대 타자들을 완벽히 압도하며 7회까지 리드를 지키자 남은 8, 9회는 필승조가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차우찬의 히든카드 기용이 적중했다. 차우찬이 구위가 좋아졌기 때문에 매티스를 길게 끌고 가지 않아도 됐다”며 “2차전 선발 장원삼이 몇 회까지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2차전에는 정인욱 히든카드가 있다. 내일 두 번째 투수는 정인욱이다. 정인욱도 공이 매우 좋다. 5, 6회까지만 두 선발이 막아주면 필승조가 있으니까 이기는 계산이 선다”고 2차전에선 정인욱을 1차전 차우찬처럼 기용할 것을 전했다.
사실 류 감독의 한국시리즈 정인욱 히든카드 발언은 정규 시즌 후반부터 있었다.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날인 9윌 28일에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선 정인욱이 잘 해줄 것 같다. 현재 우리 팀에서 인욱이 볼이 가장 빠르다. 단기전에서 공이 빠른 투수는 조커로 쓰기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해 차우찬이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면 올해는 정인욱이 한 단계 높이 올라섰다. 올 시즌 정인욱은 선발과 중간 자리를 오가며 3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1군 무대 경험을 쌓은 지 1년 만에 삼성 마운드의 주축 선수로 떠올랐다.
특히 정인욱은 구원 등판시 오승환 못지않은 철옹성을 과시했다. 올해 소화한 80이닝 중 31⅓이닝을 불펜에서 나온 정인욱은 평균자책점 0.57, 이닝당 출루허용률 0.93을 올렸다. SK를 상대로는 1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0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정인욱은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1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삼성은 연장 11회초 2점을 뽑아 승기를 잡은 뒤 정인욱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인욱은 피안타 3개와 사사구 2개로 3실점하여 거짓말 같은 재역전패의 중심에 자리하고 말았다.
그만큼 정인욱에게 있어서 이번 포스트시즌 등판은 작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정인욱은 지난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했다. 평균자책점은 3점 이상 줄었고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허용률 등도 엄청나게 낮췄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의 쓰라린 경험이 정인욱을 이토록 빠르게 성장하게 했다. 26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정인욱이 팀의 미들맨으로서 화려한 복수극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정인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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