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원주 동부가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씻고 정상을 향한 쾌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동부는 지난 17일 오리온스를 꺾고 다시 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13승 2패, 87%에 가까운 승률로 승승장구 중이다. 1라운드에서 1패만을 허용한 동부가 이 기세를 이어갈 경우 지난해 KT가 기록한 41승을 넘어 역대 최다 승수 경신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동부의 장점은 수비다. 높이와 기동력이 공존하는 동부는 코트 위 다섯 명이 하나로 맞물리는 완벽한 수비를 펼친다. 올 시즌 동부는 평균 실점 66.3점, 상대 야투율 42.5%로 수비 관련 기록에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김주성(205cm)·윤호영(197cm)·벤슨(207cm)의 트리플포스트는 높이는 물론, 빠른 스피드를 동반해 상대를 압살하고 있다. 드롭존 지역방어에서 탑에 위치한 김주성은 상대 공격의 시발점을 끊어놓는 무시무시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김주성은 맨투맨 수비에서도 자신의 마크 상대는 물론, 동료가 빈 공간을 허용해도 귀신처럼 이를 메워버린다.
지난 시즌 리바운드 2위에 올랐던 벤슨은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리바운드 11.7개로 여전히 리바운드 부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윤호영 역시 시즌 초 8연승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이 됐다.
트리플포스트를 중심으로 물셀 틈 없는 팀 수비력을 자랑하는 만큼 동부의 게임플렌 역시 실점의 최소화다. 상대를 60점대로만 막으면 승률 100%. 매 경기 30점을 올리는 특급 스코어러는 없지만 수비로 이를 완벽히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수비에 중점을 둔 동부 선수들은 40분 내내 상대에게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뛰어다닌다.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는 트랩 디펜스는 물론이고 드롭존 등의 변칙수비도 구사한다. 그리고 그만큼 극심한 체력소모가 동반된다.
지난 오리온스전에서 75점을 내주며 고전 끝에 신승한 강동희 감독은 “10여점을 앞서고 있는데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히 김주성과 윤호영이 3, 4쿼터에 많이 지쳤다. 체력 안배를 위해 2쿼터에 둘을 번갈아가며 기용했는데 잘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김주성 역시 체력소모에 우려를 표하며 “코트 위에서의 체력 안배가 가장 힘들다. 우리는 상대를 60점으로 막아서 승리하는 팀이고 그만큼 헬프 디펜스, 로테이션 수비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수비 팀인 만큼 체력소모가 다른 팀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동부의 1라운드 평균 실점은 65점. 하지만 동부는 2라운드 6경기에서 평균 68.3점을 내주고 있다. 결국 시즌이 거듭될수록 체력 저하로 인한 수비력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강동희 감독은 “체력문제를 피할 순 없다. 체력 문제 외에도 2라운드부터는 상대 팀이 우리 수비에 대한 파악이 잘 되어 있다. 어쨌든 54경기 모두를 베스트 컨디션으로 치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식스맨이 중요하다”며 “일단 3라운드까지 전력질주해서 2위와의 승차를 최대한 벌려 놓을 계획이다. 그만큼 선수들을 더 격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강 감독은 “시즌 최다승은 중요하지 않다. 최다승 보다는 우승이 먼저다”면서 3라운드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일찍이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시즌 막판에는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체력 안배에 임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 감독은 부임 첫 해 4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이듬해 준우승 차지하며 우승을 향한 마지막 계단 하나 만을 남겨 놓고 있다. 시즌 후 윤호영의 군입대를 생각하면 올 시즌이야말로 마지막 계단을 밟을 수 있는 기회인 셈. 동부가 체력 문제를 극복하고 내년 4월 통산 4회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주 동부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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